3월21일 (로이터) - 지난 2월 영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브렉시트 영향력이 흐려지면서 가계 구매력에 대한 압박이 줄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는 5월 영란은행 정책금리 인상 전망을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었다.
20일 영국통계청(ONS) 발표에 따르면 2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2.7%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였다. 전월치 +3.0% 및 시장 예상치 +2.8%을 밑돌았다.
전월비로는 0.4% 상승했다. 전월치 0.5% 하락에서 상승세로 반전했으나 시장 예상치 +0.5%에는 못미쳤다.
동기간 식품,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비 2.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2.5%를 밑돌았다. 전월비로는 0.6% 상승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고 해도 지난달 영란은행이 정책금리를 더 빠르게, 더 많이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앤드류 센탠스 PwC 경제고문은 "지난달 인플레이션 둔화는 영란은행이 점진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이유를 거의 제공하지 못한다"며 "영국 회복세는 거의 9년째지만, 우리의 정책금리 역시 9년 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예상보다 둔화했다.
영국의 2월 중 투입 PPI는 전년비 3.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3.8%를 밑돌았다. 전월치는 +4.7%에서 +4.5%로 하향조정됐다. 전월비로는 1.1% 내려 시장 예상치 -0.9%를 하회했다. 전월치는 +0.7%에서 +0.4%로 하향수정됐다.
제조업체들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생산자 가격을 인상해왔다. PPI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9%까지 뛰어오른 후 차츰 둔화했다.
2월 중 산출 PPI는 전년비 2.6%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2.7%를 하회했다. 전월비로는 변화가 없었으며 시장에서는 +0.1%를 예상했다. 한편 식품,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산출 PPI는 전년비 2.6%, 전월비 0.2% 상승했다. 모두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영국 인플레이션은 지난 11월 3.1%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해 수입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따라서 지난달 인플레이션 둔화는 브렉시트의 영향력이 흐려졌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영란은행은 향후 몇년 간 잔여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