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독일/유럽] 영국의 정치적 혼란과 세금 인상 가능성 때문에 올해 엄청난 수의 백만장자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CNN비즈니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민 자문사 헨리앤파트너스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 유동성 투자 자산을 보유한 9천5백명이 올해 영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3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보고서는 투자회사인 ‘뉴 월드 웰스’가 추적한 15만명의 고액 순자산가에 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1년 중 절반 이상을 새로운 국가에 머무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했다.
‘정부연구소’의 CEO인 한나 화이트는 보고서에서 “이 수치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영국의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꾸준히 누적됨을 나타낸다”며 “런던도 더 이상 세계 금융 중심지로 여겨지지 않는 등 브렉시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16만 5천명의 백만장자가 영국을 떠난 것은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부자들의 대규모 이주 현상의 일부라고 CNN은 설명했다. 헨리앤파트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에서 12만 8천명의 백만장자가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보다 8천명이 많은 수준이다. 이 회사의 고객 책임자 도미닉 볼렉은 “전 세계가 지정학적 긴장,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격변을 겪고 있어 부자들의 이주가 기록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백만장자가 많이 사는 15개 지역 중 1만5천2백명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다음으로 백만장자가 많이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국은 2013년 이후 10년간 백만장자 순감소를 기록해 일본, 홍콩과 같은 처지가 됐다. 같은 기간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에서는 부유층이 늘었다.
영국은 유럽연합과의 장벽을 높인 브렉시트 결정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등 경제적 충격을 겪는 가운데 정치적으로도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를 맞았다. 영국은 2010년 이후 총 5명의 총리가 재임했다. 45일만 재임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재임 시기에는 세금을 낮추기 위해 정부 차입을 늘릴 계획을 세워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결국 영란은행이 개입해야 할 정도였다.
여론조사에서 리시 수낙 총리의 보수당을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약 20% 차이로 앞서고 있어 7월 4일 선거에서 노동당이 이길 것으로 점쳐진다. 노동당은 부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선별적 증세에 집중하고 있다. 사립학교의 20% 세금 감면을 폐지해 신규 임용 교사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비거주자가 해외 소득 일부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것도 바꾸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