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7월21일 (로이터) - 은퇴한 운전 기사인 야오휘량은 가격 변동이 큰 소형주에 투자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중국 증시의 흔한 투자자들 중 한 명이었지만 최근 큰 손실을 본 후 대형 은행주와 같은 블루칩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는 "대형주는 큰 움직임이 없어 빨리 돈을 벌 수는 없지만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국은 중국의 자산 버블을 줄이고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기를 바라고 있다.
버블 양상을 보였던 차이넥스트 .CHINEXTP (기술 스타트업 기업들이 상장된 선전거래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 리스크들을 보다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후 이번 주 초 2015년 1월 이후 최저치까지 급락했다.
반면 블루칩 중심의 CSI300지수는 18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발언은 견실한 중국 경제지표들이 발표된 후 당국이 버블 억제책을 펼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장 추측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대규모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 투자 흐름이 소형주에서 대형주로 바뀐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 중국의 자본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웰스파고애셋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매니저인 앤소니 크래그는 "중국 국내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실적과 장기 성장 전망에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국 증시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까지 중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M&A 타깃이 될만한 기업들을 포함한 소형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단타 매매가 비교적 인기를 끌었다.
크래그는 "5년 전만 해도 실적이 없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매우 매우 투기적인 거래가 이뤄졌다"며 하지만 지난 1년간은 양질의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도박성 거래는 줄고 보다 적절한 투자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 고평가?
지난 월요일 5.1% 급락했던 차이넥스트는 이번 주 30개월 최저치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 지수는 2015년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60% 가까이 후퇴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차이넥스트의 주가수익비율이 46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아직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이너리티애셋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인 저우량은 "차이넥스트 우려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2-3년 내로 현 수준의 절반 가량으로 떨어져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국영 은행들과 보험사들에 대한 투자를 늘린 그는 "시장의 리스크 선호도가 줄면서 이제 투자 기회는 비싼 성장주가 아닌 적당한 가격의 블루칩에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중국상업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당국의 리스크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차이넥스트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이 25%에서 한 자리 수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그에 따라 "차이넥스트 지수도 계속 저점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50개 블루칩이 중심이 된 SSE50지수 .SSE50 는 이번 주 2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 지수의 주가수익비율도 11.6으로 양호하다.
중국 당국이 글로벌 투자자들에 대한 자본시장 개방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러한 블루칩으로의 투자 전환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카이위안증권의 애널리스트 양하이는 해외 자본 유입에 대한 기대가 중국 내 투자자들의 행동 변화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중국 투자자들은 이제 해외 자본 유입으로 혜택을 입을만한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들을 더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