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16일 (로이터) -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준 사건이 또 한번 일어났지만,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이를 또 다시 무시했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전날까지 100여 개국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랜섬웨어 사이버 공격이 일어났지만, 증시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관련기사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성공했고 이 같은 일을 "언제고, 어디서나"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전세계적인 불안감을 심화시켰지만 전날 주요 미국 주가지수는 S&P 500지수 .SPX 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소재한 글로벌마켓츠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케니 선임 시장전략가는 "솔직히 말해 나는 초조감을 느낀다. 분위기는 이렇게 안정적이고 안일하기까지 하지만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위협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것이 파국을 부를지가 문제이며, (파국을 맞게 되면) 시장에 매도세가 나타났어야 할 이유들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사이버 공격이 시장에 미친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긴 하지만, 이번 '워너크라이' 공격은 민감 정보 저장을 위해 기술 의존도가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례 없는" 규모로 일어난 것이다. 이번 공격 이전에도 미국과 프랑스 선거 기간 중 해킹 사건이 일어났었다.
뉴욕 소재 오닐 증권의 켄 폴카리 증시담당은 "사이버 공격은 긴장과 우려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주말에 북한에서 미사일 실험까지 했는데 시장이 별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나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증시는 미국 대선 이후 자리 잡은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S&P 500지수는 0.5% 올라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
사이버 공격의 주무대였던 유럽에서도 투자자들의 우려는 제한적이었다. 전날 영국의 FTSE 100지수 .FTSE 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가운데 유럽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사이버 공격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사이버보안 기업들이었다. 퓨어펀드 ISE 사이버보안 상장지수펀드(ETF)는 3.2% 올랐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파이어아이와 시만텍은 각각 7.5%, 3.2% 상승했다.
물론, 시장 전문가들은 사이버 위협은 시장에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친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증권 회사인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최고 시장전략가는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시장에서 우려가 나타나려면 사이버 공격 대상이 애플이나 주요 은행 등 소비자들이 의존하는 회사로 좁혀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사이버 공격으로 주요 은행의 ATM 시스템을 폐쇄되면 미국 투자자들이 주목할 것"고 덧붙였다.
글로벌 위협에도 증시가 오히려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해 과도하게 안일하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단기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져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 .VIX 는 지난 주 1993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9.77을 기록했다. 전날 이 지수는 전일비 0.11포인트 하락한 10.29를 나타냈다.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 있는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최고시장전략가는 "시장이 한 동안 과도하게 안정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을 숏(short)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별로 걱정하는 것이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 원문기사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