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3대 지수, 초반 약세 딛고 1% 넘게 반등...3거래일 연속 상승
* 헬스케어/금융주 랠리가 증시 지지
* 변동성지수는 6월말 이후 최대 일일 낙폭 기록
뉴욕, 11월10일 (로이터) -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대선 승리에 급락세를 연출하다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시장친화적 공약을 재고하며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 이상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 .DJI 는 1.40% 오른 1만8589.69, S&P500지수 .SPX 는1.11% 상승한 2163.26, 나스닥지수 .IXIC 는 1.11% 전진한 5251.07로 장을 닫았다.
이날 미 증시의 거래량은 약 117억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거래일의 평균인 70억주를 크게 웃돈 수준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수개월 동안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투심을 위축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돼 왔지만, 전일 모두를 놀래킨 트럼프 당선자의 승리가 실제 상당수 업종들에 수혜를 안길 수 있다는 새로운 기대감을 안기며 증시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간밤 대선 결과를 주시하던 금융시장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자 요동을 쳤다. S&P500지수 선물은 최대 제한 등락폭인 5% 급락했고, 다우지수 선물도 일시적으로 800포인트나 밀리기도 했다.
롱보우 자산운용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증시는 마치 청소년(teenager)처럼 미숙한 반응을 보였다. 이로 인해 시장은 정확히 원하는 것도 모르는 채 신규 수요를 많이 창출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주요 업종 중 헬스케어(+3.43%)와 금융(+4.07%) 업종이 반등을 주도했다. 의약품 가격 제한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건 클린턴과 달리 반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일명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의 철폐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됐던 은행 규제 완화 등을 주장해왔다.
반면 부동산(-2.3%)과 유틸리티(-3.7%) 등 채권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업종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美 증시 전략가인 나디아 로벨은 "트럼프의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매우 시장 친화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재정 지출의 확대는 인프라와 방산 관련주의 전망을 밝게 하며, 규제 완화는 은행에 이롭다. 또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개입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한 뒤 사실 이 모든 것들이 시장의 지속적인 우려 사안들이었음을 지적했다.
'채권왕'으로 유명한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군드라흐 CEO도 증시가 간밤 급락세를 딛고 급반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트럼프의 정책이 클린턴의 정책보다 경제 성장에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승리 뿐만 아니라 공화당은 미 의회 양원을 다시 장악하면서 앞으로 2년간 워싱턴 정가의 재편을 위한 독주 체제를 갖췄다.
이에 대해 운더리치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공화당이 모든 것을 휩쓸었지만 억제와 균형은 여전하다. 재정 정책에 있어 보수적인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의 급진적 행동을 늦춰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월가는 통상적으로 워싱턴 정가의 교착(Gridlock), 또는 백악관과 의회 내 권력이 양분된 상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뉴욕증시의 공포지수인 CBOE 변동성지수 .VIX 는 23.16% 내린 14.40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말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화이자(+7.07%) 등 대형 제약사 주가가 랠리를 펼쳤다. 아이셰어즈 나스닥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 IBB.O 는 8.93% 치솟으며 8년래 일일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금융주 중에서는 JP모건체이스가 4.60%, 웰스파고가 5.38% 급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