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7월05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 기업들이 전례없는 속도로 외국 자산들을 가차없이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인수합병(M&A) 싹쓸이에 대한 국제적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자국 시장은 전면 개방하지 않은 채 해외 M&A에 나서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반발에 대응할 근거가 거의 없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1210억달러에 달하며, 지난 한 해 전체 기록이자 사상최대 수준인 111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중국 기업들의 타깃이 되고 있는 국가들에서는 자국 기업 지키기 물결이 일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를 들자면,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Midea Group)그룹 000333.S 이 독일의 산업용 로봇 제작사 쿠카( Kuka ) KU2G.DE 에 50억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제시하자 독일 정치인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는 중국 기업의 독일 기업 인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이를 계기로 외인 투자를 제한하기 위한 독일의 시스템에 상당한 허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됐다.
결국 메이디가 독일 내의 일자리와 생산시설 보전을 약속하며 쿠카 인수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아마도 외국 기업들의 자국 투자를 제한하기 위한 규정을 도입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는 이미 "민감한 부문"의 외인 투자에 대해 공식 허가제를 도입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탈퇴가 결정돼 외국 투자에 목마른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국들 또한 아마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하면 유럽은 약과다. 미국 외국투자위원회(Committee of Foreign Investment, CFIUS)는 국가안보를 근거로 외국 기업의 자국 기업 인수를 불허할 수 있다.
캐나다 투자법(Investment Canada Act)은 이보다 더하다. 외국인의 자국 기업 인수가 국가의 '순편익'(net benefit)에 반한다고 판단되면 정치인들이 이를 불허할 수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또한 원치 않는 해외 인수를 막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무역기구(WTO)가 국경간 상업활동에 대해 규정을 마련한 것처럼 외국 투자에 대한 다국적 규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이 확립되면 정치적 개입의 소지를 없애고 허용될 수 있는 국경간 M&A의 범위도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지려면 중국 또한 외국 투자에 경제를 전면 개방하는 호혜를 베풀어야 한다. 중국이 지금까지 그토록 완강히 거부해 왔던 시장 개방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더욱 많은 산업 분야에 외국인 투자를 불허하면서 이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자국 시장에 대해 공평한 자세로 나오지 않는 한, 해외 M&A에 나선 중국 기업들에 대한 반발은 더욱 거세지기만 할 것이다.(레이 첼 모라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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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