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월22일 (로이터) - 간밤 미국 증시가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급락 마감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개혁 추진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드러내줬다. 이런 불안감이 지속될 경우, 장기간 예상됐던 증시의 조정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역사상 두 번째 긴 황소 장세를 나타내던 S&P500은 트럼프의 친성장 공약에 대한 기대감 속에 11월8일 대선 이후 지금까지 1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자 투자자들은 증시 조정을 예상해왔다.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에게 그가 추진하는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인 소위 '트럼프케어'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정치적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시는 미국 달러와 함께 하락했고, 금과 미국 국채 가격은 올랐다.
버지니아에 소재한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의 사장인 피터 투즈는 "트럼프 어젠다가 얼굴에 따귀를 맞은 것처럼 됐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목요일 표결을 앞둔 트럼프케어의 통과 여부를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 지도자들이 경제 성장에 힘을 실어줄 세금 인하,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를 실행할 수 있을 거란 낙관론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투즈는 하지만 트럼프케어 의회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생각이 "인프라 투자와 세금 개혁안 및 규제 완화 개혁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의구심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이 월요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설을 수사한다는 폭탄 발언을 한 점도 이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그는 본 수사가 4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저지에 소재한 리버티뷰캐피탈매니지먼트의 사장인 릭 메클러는 "코미 국장의 증언은 친기업 정책들 일부의 의회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많은 정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3월1일 기록한 사상 최고 수준에서 약 2% 정도 내려와 있는 S&P500이 향후 며칠 동안 추가로 1.5~2% 정도 밀리지 않을 경우 조정이 일어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S&P500은 작년 10월11일 이후 지금까지 1% 이상 하락한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위스콘신에 소재한 웰스파고펀즈매니지먼트의 수석포트폴리오전략가인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공화당 의원들은 건강보험 개혁법보다 세제 개혁을 더 먼저 추진했어야 했다"라면서 "그들은 일을 할 수 있는 정당이라기보다는 무질서한 혼성조직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