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주가 하락 마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공식 질병 분류에 포함키로 결정해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게임 업체의 매출 저하 등 직격탄을 맞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 등 산업 분위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이시티는 전날보다 600원(8.58%) 하락한 63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네오위즈도 6% 넘게 하락했다. 게임빌 엠게임 컴투스 액토즈소프트 등도 3~4%대로 내렸다. 넷마블도 1% 넘게 떨어졌다.
게임주가 하락한 것은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해서다.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WHO는 게임 장애를 빈도, 시간 등 게임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손상되고 이에 따라 게임이 일상생활보다 우선순위가 높아지면서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봤다.
이번 이슈로 게임업체들이 단기적으로 받는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게임 산업 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게임 업체의 매출 저하 등 즉각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와 게임 이용시간 제한 등의 추가 규제 도입 등으로 게임 산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WHO의 분류가 권고사항이긴 하나 국내 도입 가능성은 높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WHO의 개정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혀서다. 국내 도입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CD가 5년주기로 개정되고 다음 개정이 2020년에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2022년 이후 효력이 발생하는 ICD-11은 국내에 2025년 이후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도입을 위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을정 연구원은 "명확하지 않은 게임 중독 판단 기준과 최근 국내 언론매체 찬반 토론의 대중적 공감 부족 등으로 게임 이용자와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게임 산업이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라는 점도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하나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호윤 연구원은 "게임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정책적인 측면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며 "국내 도입 여부에 대해 향후 진행 상황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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