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추가 자료와 전문가 논평 등을 추가합니다.)
서울, 7월1일 (로이터) 유춘식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세계 교역 증가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수출이 지난달 1년 전보다 소폭 감소했다.
하반기 수출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반면 유가상승 등으로 수입 증가율은 가팔라질 것으로 보여 올해 경제 성장률에서 순수출의 기여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 등 내수가 저조한 것과 맞물려 성장률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6일부터 새로운 관세가 적용됨에 따라 미-중 교역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하반기 한국 수출 여건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수출은 512.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감소했다. 수입은 449.1억달러로 10.7%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3.2억달러 흑자로 2012년 2월부터 7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런 실적은 로이터가 조사한 전문가들 전망치보다 수출과 수입 모두 약간 저조한 것이다. 로이터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수출 0.4% 증가(중간값 기준)와 수입 11.4% 증가를 전망했다. 6월 수출 조업일 평균 기준 7%가량 증가
산업부는 보도자료에서 지난달 수출이 부진한 이유로 조업일수 1.5일 감소와 지난해 6월 대규모 선박 수출 등으로 높았던 기저효과를 강조했다. 조업일수 변동을 고려한 6월 조업일 평균 수출은 23.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단가는 0.5% 감소했고 수출물량은 0.4% 증가에 그쳤다.
한편 6월까지 상반기 수출은 2975.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했으며 수입은 2650.0억달러로 13.1% 증가했다. 6개월간 무역수지는 325.2억달러 흑자였다.
산업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백운규 장관은 "하반기에는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신흥국 경제 취약성 증대, 주력 품목 단가 상승세 둔화,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의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수출 하방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금년 수출 4% 증가 목표 및 무역 1조달러를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합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증가율 6.6%는 한국은행이 1월 전망한 3.0% 증가나 4월 수정 전망한 2.8% 증가보다는 높은 것이다. 하지만 수입증가율 13.1%는 한국은행 전망(1월 전망 2.2%, 4월 전망 2.9%)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어서 순수출증가는 전망보다 악화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4월 수정 전망에서 올해 전체 수출증가율을 3.6%로, 수입증가율을 3.2%로 각각 제시했으며, 연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7월 경제전망을 다시 수정해 발표할 예정이어서 순수출 기여 축소가 어떻게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 6월 대중국‧일본‧인도 수출 두 자릿수 증가
지난달 중국‧일본‧인도에 대한 한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도 증가해 아직은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장별 6월 수출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중국 29.8%, 인도 17.0%, 일본 11.1%, 미국 7.6%, EU 1.4% 등이었다. 수출이 감소한 시장은 아세안(-1.3%), 중남미(-7.4%), 베트남(-8.7%), 중동(-10.4%), CIS(-28.0%) 등이었다.
13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석유제품(+72.1%), 컴퓨터(+48.5%), 반도체(+39.0%), 석유화학(+17.6%), 자동차 부품(+2.4%), 일반기계(+1.5%), 섬유(+1.2%) 등은 증가한 반면, 철강‧무선통신기기‧자동차‧디스플레이‧가전‧선박은 감소했다.
산업부는 하반기 품목별 수출 여건 전망에서 석유화학‧석유제품‧자동차 부품‧컴퓨터는 '호조'로, 반도체‧일반기계‧자동차는 '양호'로, 섬유는 '보합'으로, 철강‧선박‧무선통신기기‧가전제품은 '부진'으로 각각 분류했다.
지역별 수출 전망에 대해 산업부는 일본‧인도는 '호조'로 중동은 '부진'으로, 그밖의 지역은 '양호 내지 부진'으로 각각 분류했다.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