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1월31일 (로이터) -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새해 들어 예상과 달리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초고도 부양정책을 점진적으로 신중하게 줄여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게 됐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독일의 조화소비자물가지수(HICP)는 전월비 1.0% 하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 0.8% 오름세에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시장 예상치 마이너스 0.7%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전년비로는 1.4% 상승한 데 그쳤다. 역시 전월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본 시장예상치(1.6%)를 밑돌았다.
1월 일반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월비 0.7% 하락했다. 시장 예상(-0.6%)보다 낙폭이 컸다. 전년비로는 1.6% 상승해 예상치 1.7%에 못 미쳤다.
연방통계청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전반적인 물가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은 오는 12월 ECB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주 올해에는 금리를 움직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혀 일각의 금리 인상에 전망을 잠재웠다.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전날 신중한 어조로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ECB의 도움 없이도 목표치인 2%를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경우에만' 양적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로존의 1월 인플레이션 잠정치는 다음날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연율 기준으로 1.3%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1.4%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되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ECB는 지난주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한 최소한 오는 9월까지는 자산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매입이 종료된 이후에도 초저금리 기조는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ECB 통화정책 결정자들 중 매파인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올해 안에 자산매입을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트만 총재를 비롯해 일부 ECB 통화정책위원들은 ECB의 2조5500억유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부동산과 채권시장에서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