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과 6개 자회사를 일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김학선 기자 yooksa@ |
이 회장은 첫 인사말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용단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인의 이익을 떠나 회사와 1만여 임직원을 위한 결정으로 본다"며 "박 전 회장의 결단에 감사를 표하며 채권단도 매각이 잘 성사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즉각적인 M&A(인수·합병)를 진행하고, 이달 말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주매각 및 제3가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이뤄질 이번 매각은 인수자 입장에서 매력적일 것"이라며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 MOU 체결을 마치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그룹은 전날 수정 자구안을 통해 구주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의 즉시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의 구주(33.47%)를 제3자인 특정 대기업집단에 매각하는 동시에 구주를 사들인 대기업집단이 신주도 인수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매각방식에 대해선 아시아나항공에다 계열사 통매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시너지를 생각해 만든 만큼 같이 매각되는 것이 맞다"며 "기업가치를 위해서 함께 매각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피력했다.
이어 "다만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있을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금호그룹과 같이 협의해 진행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는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에어서울 등이 있다.
이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박삼구 전 회장의 외압과 구주 일부매각 전망과 관련해선 "구주 일부매각은 없다"며 "박 전 회장이 진정성을 보인 만큼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일 역시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채권단으로서 예상하는 인수가가 있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약 1조2000억원~1조5000억원에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이달 말 MOU 단계가 되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매각을 전제로 요구한 5000억원의 자금지원에 대해선 "약 3000~5000억원 정도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며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보완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산은이 주채권은행으로서 강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매각 주관사나 매각 방법을 정할 때 채권단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박 전 회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매각에 임하고 있고 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기 때문에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될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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