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홍역을 치르는 중국의 원유 수요가 2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적 타격이 작지 않은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에너지 업계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원유 수요가 하루 300만배럴 가량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20% 가량 급감한 셈이다. 이는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이후 가장 큰 폭의 '수요 쇼크'라는 지적이다.
페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은 자동차를 포함해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이며, 대표적인 상업 도시이기도 하다.
제너럴 모터스(GM)와 애플, 스타벅스까지 국내외 기업들이 생산 시설과 영업점을 폐쇄했고, 항공사들 역시 중국 노선의 운항을 취소하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은 하루 50만배럴의 추가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에 유가가 급락하자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고, 세계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의 수요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상황이 확인된 만큼 실제로 추가 감산이 강행될 여지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뉴욕 소재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원유 시장에 말 그대로 블랙스완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며 "연초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깨졌다"고 말했다.
이날 장중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런던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56달러 선까지 떨어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1달러 선에서 등락했다.
남미 지역 중국행 유조선 운항이 지난주 중단됐고, 중국 원유 정제 업계에 오랜 공급원인 아프리카 지역의 원유 거래 역시 급감했다는 것이 업계 트레이더들의 얘기다.
상황은 단시일 안에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정책자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가의 일부 비관론자들이 1분기 중국 성장률이 4.5%로 악화, 1992년 데이터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6.1% 성장하는 데 그쳤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에도 기존 관세의 충격으로 실물경기가 둔화됐다.
의료계는 5월 기온이 상승하기 전까지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제적 타격 역시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후베이성 뿐 아니라 중국 주요 지역 정부는 이미 올해 성장률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31개 주요 도시 및 성, 자치구 가운데 최소 22개 지역이 올해 성장률이 후톼힐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레포 거래를 통해 1500억위안(214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 한편 역레포 금리를 2.5%에서 2.4%로 인하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일단락될 때까지 꺼지는 실물경기를 부양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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