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살펴보다 보면 2024년 현재 증시에 남아있는 수급 주체는 과연 어디냐는 궁금증을 가져보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관도 한국 주식을 열심히 매도하고 있고, 개인투자자 또한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해외 증시로 떠나는 현상들이 일상처럼 관찰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모두가 떠난 듯한 무주공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그래도 순매수세 기조를 지키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말입니다.
개인도 기관도 떠나는 한국 증시 : 특히 연기금은 손을 놓았다.
증시 토크를 오래 보아오신 분들은 필자가 한두 해 전만 하더라도 연기금 수급을 분석하면서 국민연금의 잠재적 매수 여력에 대한 분석 글을 종종 적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2020~21년 연기금 대량 매도를 예상하기도 하는 등 제법 의미 있는 분석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어느 순간부터 연기금 수급 분석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계획상 자산별 목표치와 달리 한국 주식(국내 주식)에 대한 국민연금의 보유 비중은 전략적/전술적 허용범위 거의 최하단에서 계속 있기 때문입니다. 증시가 하락하여 국내주식 비중이 낮아져도 굳이 매수하여 비중을 높이지 않고 오히려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에 비해 –1%p~2%p 정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올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계획상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는 15.4%입니다만, 지난 3월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14.2%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4월 초 이후 최근까지 연기금은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4,500억 원 수준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연기금 수급은 한국 증시에서 더 이상 든든한 언덕이 아닌 초고령사회로 인하여 2060년 이전에 국민연금 고갈을 앞두고 국내 증시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비중을 낮출 수밖에 없는 운명에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 결국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 수급은 주식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금융투자 수급이 들어왔다 나갔다하기는 합니다만, 그야말로 단기투자자처럼 우르르 들어왔다가 순식간에 우르르 빠져나가면서 그저 시장 변동성만 키울 뿐입니다. 즉, 금융투자 수급 또한 연기금처럼 시장 수급에서 의미를 찾기 어려워진 것이지요.
ETF 증가로 투신권 수급 개선 기대가 있었지만 역시나 10여 년 전부터 잃은 명예를 다시 돌리기에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2조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더욱 노골적입니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6조 원 가까이 순매도한 개인투자자. 한국 증시에 대한 염증을 느끼고 미국 주식 등 해외주식 시장으로 떠나는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아예 주식투자를 포기하는 이들의 모습이 수급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국내 수급 주체들은 한국 증시에서 그 존재감이 너무도 약해져 있는 것이지요.
외국인 투자자 : 꾸준한 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선물 단기 매매에 따른 Wag the Dog 현상이 있기는 합니다만, 2년 전 2022년 여름부터 시작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기조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2020년 코로나 때 동학개미 운동 매수세에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쉽기라도 한 것처럼, 외국인 투자자의 지난 2년여 간의 매수 규모는 코스피+코스닥 합산 반올림하여 대략 40조 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렇게 수십조 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기조는 닷컴버블 붕괴 후인 2000년 초중반,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2018년 이후 21세기 들어 세 번째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물론, 지난달 5월 말에 외국인 대량 매도가 있긴 하였습니다만 전체적인 기조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급상 무주공산 한국 증시 : 외국인의 수급이 미약하게나마 온기를 주길
근래 들어 수급 주체별 매매 동향 통계와 증시 내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투자자들의 모습들을 보노라면, 한국 증시를 누가 사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기관도 외국인도 떠나는 이런 한국 증시 분위기에 외국인만 참으로 어리석게 한국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결과가 미래에 어찌 나타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10년, 20년 전 한국 증시를 떠나던 투자자들을 뒤로하고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밀릴 때마다 주워 담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그때도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버리고 시장을 떠났었지요. 다른 점은 그때는 시장에서 아예 나왔다는 것이고 지금은 해외주식으로도 떠나고 아예 시장 밖으로도 떠났다는 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나마 외국인의 매수세가 있단 점이 조금이나마 한국 증시에 온기를 실어주길 바랍니다. 모두가 떠나는 이때.
2024년 6월 5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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