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미국/영국 휴장]
전일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집트 국경 쪽 라파 국경 검문소 일대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간의 총격전이 발생, 이집트 군인 1명이 사망했고 다수가 부상당했다. 이스라엘군측은 이집트군이 먼저 사격을 가했고 이스라엘은 응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부터 탱크를 동원해 라파 국경검문소 가자지구 구역을 장악했고 이집트는 이에 불만을 표출하며 구호품 반입에 협조하지 않는 등 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79년 평화조약 체결 이후 중동 지역 내 안보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군사적으로 협조해왔다. EU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과의 회의를 소집해 라파 국경 감시를 위해 2007년 중단된 유럽연합 국경지원임무단(EUBAM) 운영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라파 공격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대피 명령 없이 라파 서부 탈알술탄 난민촌 공습을 강행해 최소 45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정밀한 탄약을 사용해 합법적인 목표물을 겨냥했으며 이번 공습으로 하마스 고위 관리 2명을 사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망한 민간인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비극적인 실수”로 치부했다.
한편 이란이 최근들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린것으로 알려지며 이란 핵 관련 리스크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11일 기준 142kg를 기록해 지난 2월 대비 20kg가 증가했다. 이는 최소 2주안에 핵탄두 세 기(이론상 42kg당 1기 생산 가능)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최근 헬기 사고로 이란 대통령과 이란 외무장관을 잃은 이란이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재차 부각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란내 리더십 부재로 인한 핵협상 지연에 따른 리스크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의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은 사우디에 SOS를 보내는 모양새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협상, 이란 핵합의, 사우디-이스라엘 평화협정 등 미국이 주도하거나 중재한 이슈 중 뭐하나 시원하게 해결된게 없이 장기화되며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내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악화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미국이 사우디에게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조치를 수주안에 해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사우디는 미국과 동맹국이지만 2019년 카슈끄지 살해 이슈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투자를 제한하고 사우디를 왕따(Pariah)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관계가 크게 틀어졌고 미국은 공격 무기 판매를 금지했다. 공격 무기 판매 금지 해제 움직임은 중동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 사우디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려는 노력을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