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 재개
이스라엘이 7일 가자지구 최남부 라파에 대한 지상 공격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가자 최남단에 위치한 라파 지역에는 가자 지구 피난민 140만명이 피신해 있으며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구호 물품 보급의 주요 관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은 하마스 지도부를 비롯해 하마스 전투부대, 이스라엘 인질 구출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며 정당화시켰다. 이스라엘 일부 병력은 이미 라파 국경을 넘어 탱크와 함께 일부 지역을 점령했으며 최대 3만명의 6개 여단을 라파 인근에 배치해 대규모 지상전을 앞두고 있다.
▶ 이스라엘-하마스간 주요 이견 두 가지는?
현재 이집트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하마스는 이미 이집트가 제안한 중재안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은 새로운 조항이 추가됐다며 협상에 난색을 표명했다. 기존 합의 내용과 다른 점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풀어줄 때’ 문구에서 ‘하마스가 죽었거나 살아있는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풀어줄 때’ 라는 문구가 새롭게 추가된 것과 40일간의 일시적 휴전이 아닌 영구적 휴전이라는 문구가 2단계에 추가됐다는 점이다. 자국내 강력한 인질 송환 요구 여론으로 인해 이스라엘도 첫번째 인질과 관련된 내용에는 어느정도 타협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마스 섬멸 없이 이대로 영구 휴전에 돌입할 경우 향후 추가 테러 가능성과 가자 지구 평화 안정화에 이스라엘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이집트에 하마스와 이스라엘 대표단은 계속해서 이 문구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나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 미국의 입장
미국은 이스라엘의 라파 지역 침공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도 전국적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전 시위와 더불어 전쟁이 길어질수록 애매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유대인과 무슬림 양쪽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이스라엘행 대형 폭발물 선적을 중단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본격적으로 라파에 진격할 경우 공격용 무기 공급을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미국이 적극적으로 제지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이스라엘의 라파 지역 침공을 묵인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 이란의 개입 가능성
라파전이 장기화되더라도 이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이스라엘과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이란이 뚜렷한 실익이 없어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의 라파 지역 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이란 최고 종교 지도자가 종교적 차원에서 강한 레토릭으로 비난하는 정도거나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을 활용한 소심한 보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으로 인한 유가 상방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다.
▶ 휴전 협정 체결시 유가 영향은?
아직까지 난항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휴전협상이 체결될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는 추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다. 다만 휴전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현재 하마스 궤멸과 라파 지역 점령을 원하는 이스라엘로 인해 영구적 휴전보다는 일시적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 어느정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지될 전망이다. 또한 이미 휴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 시장도 어느정도 선반영해온 측면이 있고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이 주요 원유 생산국이거나 인근 지역에 주요 원유 운송로가 없기 때문에 하방 압력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