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빚투 규모의 바로미터인 신용융자가 되려 급증하였습니다. 신용융자의 대부분은 개인투자자가 사용하고 있기에 신용융자 급증은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전체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하락장에서 더 빚내서 투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오늘 증시 토크에서 함께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걱정스럽지는 않다.
고객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필자가 빚투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 직접 계산하여 사용하고, 종종 증시 토크에 언급 드린 지표입니다.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가 40% 선을 넘어가면 증시 쇼크가 발생할 수 있기에 마치, 중요한 바이털 지표처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신용융자가 증가하더라도 예탁금도 함께 증가한다면, 이 비율은 크게 염려되지 않습니다. 시장 전체적으로 신용융자가 갑자기 강제 청산되더라도 방어할 수 있는 예탁금이 충분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예탁금이 감소하였거나 신용융자가 나 홀로 급등하여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이 40%를 넘어가면 너무 부풀어 손대면 터질 것 같은 풍선처럼 작은 충격에도 증시에 쇼크를 가져다주지요.
2020년 이후를 보면 2021년 9월과 2022년 1월 그리고 작년 2023년 9월에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이 40% 선을 넘어갔었고 이후 시장은 꽤 날카로운 하락이 진행되었었지요.
그런데 현재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36% 수준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1월 2일에는 크게 증가한 예탁금으로 인하여 30%선 밑으로 내려가기도 하였습니다.
즉, 이 비율 자체로 볼 때는 빚투 상황이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단,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증가는 반갑지 않다.
그런데 최근 신용융자 추이를 보면 바람직한 형태는 아닙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신용융자가 되려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증시 조정장에서는 신용 반대매매와 투자자의 자발적인 빚투 규모 축소로 신용융자가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시 조정장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 규모는 아래 표에 보시는 것처럼 작년 연말 대비 8천억 원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패턴이 2022년 연초에도 있었습니다. 주가지수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가 증가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신용융자와 주가지수 간에 다이버전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투자자(특히 개인)들이 증시 조정을 이용하여 빚을 늘려 저가 매수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조정기에 들어온 빚투 자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증시에 미칩니다.
첫 번째로, 단기 성향이 매우 강하단 점입니다. 신용융자의 특성상 장기 투자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쫓기는 처지의 자금이다 보니 조금만 증시 반등을 하더라도 바로 청산하면서 증시가 추가 상승하려 하여도 매물 압박을 가하고 말지요.
두 번째로, 증시 조정이 추가로 진행되면 악성 매물로 변한단 점입니다.
빚투 자금으로 물타기 한 투자자 입장에서 반등장이 이어진다면 그나마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주식시장이 추가 하락하면 상황이 심각해집니다. 기본적으로 빚투 자금은 시간과 가격에 쫓기는 자금이기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빚을 내어 매수한 물량은 악성 매물로 돌변합니다.
증거금이 미달하면 강제 청산되면서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자비 없는 RMS(빚투 자금의 위험관리 시스템)에 의한 투매가 발생할 것이고, 강제청산이 아니더라도 투자자 스스로 쫓기기에 급하게 낮은 호가로 매물을 던지면서 주가는 급하게 하락하고 맙니다.
옛말에 빚만 없어도 먹고는 산다는 말을 기억하시길
과거 우리나라의 증시 역사에서 빚투는 증시와 사회에 큰 오점을 남겼습니다.
1990년 깡통 계좌 일제 정리 사태는 심각한 가계 경제 충격을 남기고 말았고, 20여 년 전 2003~4년에는 카드대란(당시 카드빚 내서 투자한 개인들 제법 많았습니다.), 2007년 증시 광풍 후 2008년 금융위기 등등 수년에 한 번씩 큰 증시 충격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2020년 동학개미 운동 과정에서 사람들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에 너무도 관대해졌습니다. 당연히 빚내서 투자해야지, 자기 돈으로만 투자하는 투자자는 바보 취급을 하는 분위기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져 있더군요.
하지만, 빚은 양날의 칼입니다. 좋을 때는 대박을 만들지만 나쁠 때는 자신의 투자금뿐만 아니라 집안 돈을 모두 날리게 하고 말지요.
예전 어르신들은 “빚만 없어도 먹고는 산다”라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삶이 어려워도 빚만 없으면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투자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빚이 없다면 주식시장에서 생존하면서 오랜 기간 차분하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생존하다 보면 어느 날 증시에 봄과 여름이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빚을 과하게 내어 투자한 투자자 중 상당수는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개인투자자 중 대다수가 손실만 보았다는 흑역사를 남겼지요.
2024년 1월 1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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