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요 이슈
11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는 작년 대비 3.2% 상승해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3%와 전달에 기록한 3.4%보다 둔화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며 2020년 4월 이후 첫 하락(MoM 기준 -0.1%)을 보였다. 지속되는 인플레 하락 압력에 대한 확인으로 시장은 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 도달 가능성을 부각시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을 계속해서 앞당기고 있다. 다만 시장의 투자 심리가 연말 연초 랠리와 맞물리며 연준이 원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앞서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과도한 기대 또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에너지: OPEC의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한주간 WTI는 2.5% 상승해 마감했다. 지난주 원유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야기했던 이벤트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앙골라의 OPEC 탈퇴, 다른 하나는 예멘 후티 반군이 야기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두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앙골라(120만bpd)는 지난 목요일 OPEC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미 6월과 11월 두차례 회의에서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국가들과 마찰이 있었고, 생산 쿼터와 관련한 이견이 지속됐던 만큼 시장에 충격은 다소 제한되었다. 사우디를 포함한 주요 생산국들의 주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어차피 (장기 유지보수 기술, 인력, 자금 부족으로)생산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를 더 부양하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입장에서는 한번 줄어든 감산 목표를 단독으로 원하는 타이밍에 늘리는게 어렵고, 단순하게 목표량에 미달했다고 하여 추가 감산을 강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또한 면제국들인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미국과 동조해 눈앞에서 증산을 하고 있는데다, 감산목표량을 아예 무시한채 그 이상으로 생산해온 멕시코, 내년부터 20만bpd 생산 목표치 상향을 약속받은 UAE까지 있어, 앙골라 입장에서는 왜 우리만? 이라는 강한 의문과 OPEC안에서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19년 카타르 탈퇴와 2020년 에콰도르 탈퇴 당시에도 큰 이변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카타르와 에콰도르 원유 생산량은 당시 50만bpd 수준에 불과하고 수출 의존도도 각각 15%와 27%에 불과했던 반면, 앙골라의 원유 생산량은 120만bpd 원유 수출 의존도는 무려 80%에 달하는 국가다. 물론 앙골라의 OPEC 탈퇴 이후 OPEC내 생산 목표에 대한 추가 조정이나 도미노 탈퇴가 제한됨에 따라 유가가 안정되긴했지만 OEPC 감산 의지가 낮아진 근본적인 원인(수요 감소)은 여전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려져있을 뿐이다.
한편 후티 반군의 추가 공격으로 이스라엘-하마스전 이후 공격받은 선박 수는 15척으로 늘었다. 현재 더 많은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가 아닌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진데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 사령관 중 한명이 사망, 이란의 인도양에서의 드론 공격 등 이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높인 점은 유가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