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고 하지요. 이는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기관/외국인들의 유동성과 매수세를 수요라고 한다면, 공급은 바로 신규 상장일 것입니다. 그런데 2021년과 22년 대규모 신규 상장(IPO)은 주식시장에 큰 부담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대기업이 쪼개기 상장을 연이었고 결국 2021년 하반기 이후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들보다도 취약해진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신규 상장 규모를 보니 내년 증시 부담은 크게 줄 듯합니다.
■ 공매도보다도 더한 공룡급 신규 상장이라는 핵폭탄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큰 것이 사실이지요. 그런데 공매도보다도 주식시장에 근본적인 부담을 주는 공룡급 신규 상장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은 듯합니다. 오히려 신규 상장이라는 것에 대해 단발적인 머니게임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신규 상장은 근본적으로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특히 시장이 급등하여 증시가 뜨거울 때 대규모 상장이 연이어집니다. 그런데 그런 시기가 되면 더 이상 자금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수요는 제한적인데 공급이 폭증하면서 결국 시장은 폭락하고 말지요.
지난 2021년과 2022년이 그러한 해였을 것입니다. 카카오그룹의 대규모 쪼개기 상장과 2022년 1월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과정은 신규 공모주의 유동성 흡수가 얼마나 파괴적이었는지 노골적으로 보여주었었지요.
위의 표는 연도별 신규 상장 종목들의 시가총액 합계액과 공모 금액 총합을 필자가 정리한 자료입니다.
한눈에 보시더라도, 증시가 상투를 찍던 시점에 공모 금액이 폭증하였고 상장된 시가총액 또한 공룡급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은 신규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액은 124조 5천여억 원에 공모 금액은 20조 원에 이르렀었고 2022년에는 각각 88조 원 그리고 16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그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IPO들이 연이어졌었고, 동학개미의 유동성은 흩어지면서 시장 체력은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2021~22년에만 그러했던 것이 아닙니다. 2017년에도 그리고 200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었고 그때마다 주식시장은 외부 악재에 의해 심각하게 흔들리는 시장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 신규 상장 종목들 고평가 논란도 증시에 부담 : 윈도우드레싱
시장이 뜨거울 때 신규 상장하는 종목들의 경우 최대한 공모가를 높게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머나먼 미래 이익까지 끌어와서 기업가치를 억지로 높이는 경우도 다반사이지요. 얼마 전에는 실적이 형편없는 기업이 수조 원대로 상장하고 이후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파문이 일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식이면 여의도에 유명한 국숫집 시가총액도 수조 원이겠다!”라는 씁쓸한 말이 돌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는 IPO 직전에 최대한 기업의 재무제표와 미래 비전을 아름답게 꾸미는 윈도우드레싱이 가해지기 때문이지요.
그로 인해 발생한 거품 수준의 공모가는 결국 주식시장에는 큰 공급 부담으로 작용하고 맙니다. 그리고 상장 후에는 거품이 빠지면서 대다수 신규 상장 종목들은 1년 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면서 주가지수를 억누르는 원인이 되어 맙니다.
수급 측면에서 그리고 밸류에이션 측면 등 여러 관점에서 과도한 신규 상장은 증시에 부담 요인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 올해 크게 줄어든 신규 상장 규모 : 내년 증시에 부담은 줄이는데. 다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신규 상장 규모가 2021년과 2022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3년 전인 2020년 수준까지 감소했단 점입니다. 오늘까지 신규 상장 종목들의 시가총액 합계액은 2021년 대비 약 1/5 감소한 26조 원 수준이고, 공모 금액 총합 또한 2021년보다 1/5 이상 감소한 3조 7천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이 정도로 공모 규모가 감소한 경우는 2015년, 2016년, 2019년 그리고 2020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공모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시장에 물량 부담이 심하게 감소했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2021년과 2022년에 초대형 공룡급 종목들이 무더기로 상장되어있기에 그 부담이 아직도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확실히 그 이전에 비해 부담이 크게 완화되었습니다.
따라서 내년 초엔 신규 상장주로 인한 증시 악영향이 감소하여 주식시장이 짐을 내려놓은 듯 대내외적 호재 발생 시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내년 증시가 다시 좋아졌다고 해서 절대 공룡급 상장이 또다시 연이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2021년과 2022년에 초대형 신규 상장 공룡들이 짓밟고 간 것처럼 한국 증시는 고개를 들려다가 다시 무너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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