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으로 9월 가을 증시부터 증시 조정이 시작되었고 급기야 10월 증시를 보내면서 주식시장은 아비규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여름 증시 때 우리가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주식시장 흐름이 단 두 달 만에 나타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런 증시 흐름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증시 토크에서는 가을 증시 하락장 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너무했던 여름 차별화 장세 그리고 너무한 가을 역차별 장세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를수록 그 당시 일을 잊어가게 됩니다. 기억 자체도 희미해지기 때문에 그 시점에 느꼈던 감정도 사라져가게 되지요.
두 달 전 지난여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느꼈던 기분과 감정들이 현재 시점에서는 무뎌지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지난여름 있었던 차별화 장세는 절대로 잊지 마셔야 합니다.
과거 2000년 IT 버블 당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군중심리가 특정 섹터에 집중되었었기 때문이지요. 2000년 닷컴버블 때나 두 달 전 특정 섹터의 랠리 때나 강세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투자자들의 영웅이 되었고, 한편 버블을 경계하자고 말하던 이들은 악의 축으로 몰려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다른 주식들까지 모두 매도하거나, 최대한 자금을 여기저기에서 끌어와서 특정 섹터 종목을 추격 매수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7월과 8월은 극단적인 차별화 장세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마치, 닷컴버블 당시 고리타분한 주식들은 주가가 지지부진하고 기술주만 폭등했었던 시간처럼 말입니다.
아마도, 2023년 여름 증시 속 차별화 장세는 증시 교과서에 기록으로 남을 듯합니다. 이는 2010년대 후반 셀트리온 (KS:068270) 및 제약/바이오에 쏠렸던 군중심리보다도 더 강력하였고, 2011년 차화정 장세 때보다도 더 강한 쏠림이었습니다.
그리고 9월 가을장을 시작하면서 극단적 차별화 장세는 정반대로 역차별화 장세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여름까지 시장을 수놓았던 주도 섹터들과 종목들은 하락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버블 붕괴에 대한 걱정을 투자자들은 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지난여름부터 조짐이 있었던 악재들을 최근에서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고 이제는 비관적 분석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증시가 어찌 흐를지는 미래 일이기 때문에 아무도 정답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과도했던 빚투, 그러하기에 쫓기는 투자자들
2020년 동학 개미 운동부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는 당연시되고 너무도 관대해졌습니다. 빛을 내어 투자하지 않는 이들은 오히려 금융시장을 모르는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하였으니 말입니다. 이런 현상이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이었지요.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신용거래를 거의 의무적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투자금이 불어나는데 빚내서 신용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였던 것이지요.
하지만, 빚투는 양날의 칼처럼 잘 쓰면 무기가 되지만 잘못 쓰면 자신을 해치는 도구가 되고 맙니다. 증시 토크를 통해 여러 차례 경고해 드렸던 것처럼 국내 증시 빚투는 임계치를 넘어서 있었고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다시금 40% 선을 넘으면서 외풍에 취약한 상황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시장 참여자들은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되려 신용융자를 늘렸습니다.
그 결과 최근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가 충분히 줄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통계들을 봐야 하겠습니다만, 필자가 생각하는 최소 수준인 올해 연초 신용융자 수준 16조 원 초반까지 내려와야지만 시장은 잠시 한숨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정 기간 충분히 감소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아직도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37%~38% 선에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높은 빚투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은 쫓길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조마조마해하며 작은 이슈에 모든 주식을 정신없이 투매하고 있을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마진콜과 강제청산이 발생하여 비자발적인 투매를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시장 바닥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시장 바닥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고, 어디에서 바닥이 잡힐지는 예단할 수 없습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예측불허의 증시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조정장을 거치면서 확실한 몇 가지를 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묻지 마 투매로 인하여 좋은 종목도 헐값에 던져지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두 번째로, 증시를 포기하고 두려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그러다 보니 멀지만, 기회의 신 카이로스가 태어나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는 시간을 이길 수 있는 투자자의 영역이 아닐지 싶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생존하면서 시간을 이겨내는 투자자 말입니다. 그들에게는 이런 조정은 그저 연례행사가 조금 세게 왔다고 느껴질 뿐입니다. 그리고 그 연례행사 후에 다가온 기회를 여유롭게 낚아챌 것입니다.
2023년 10월 2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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