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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쉬웠던 때는 거의 없었다. 작은 것에도 만족하자

입력: 2023- 10- 18- 오후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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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여름 이후의 약세장 그리고 10월 들어 이스라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걱정이 커지는 듯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너무도 어려운 투자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주식시장과 주식투자는 어렵지 않았던 때가 없습니다. 난이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지요.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투자자들은 힘들어했다.

1999년 이후 최근까지 사반세기 동안의 코스피 지수 추이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글로벌 증시를 살펴보다가 문득, 제가 주식투자를 시작했던 이후 현재까지의 증시를 되돌아보았습니다. 1999년 연초 이후 2023년 현재까지 25년여의 세월을 뒤돌아보다 보니 주식시장은 그저 잡음 가득한 그래프로만 그려질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보아왔던 수많은 개인투자자의 만인군상을 떠올려 보니,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항상 인상 찌푸리고 어려워했던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한 해 걸러 한 번씩 주가지수가 더블 상승, 반토막이 반복되던 그때는 더 극적이긴 하였습니다. 1999년과 같은 화려한 랠리에도 손실을 보고 있다면 괴로워하던 분들, 새롬기술은 100배 상승하는데 자신은 더블밖에 못 먹었다면서 징징거리며 힘들어하던 분들도 있었지요.
하락장에서는 더 힘들어하였습니다. 주변에 파산 한 투자자도 많았고 그런 심각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큰 손실로 인하여 하루하루 괴로워하던 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긴 상승장에서는 조금 나았을까요?
2003년~2007년 햇수로 5년이라는 긴 상승장을 보내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매일 힘들어하였고 개인은 주식을 팔며 주식시장을 떠났습니다. 그러다 결국 2007년 증시가 가장 뜨거울 때 주식시장으로 다시 밀물처럼 들어왔었지요.

혹시 크게 상승한 것이 부담스러워서일 수도 있으니, 옆으로 횡보하는 조용한 시장을 개인투자자들은 원했던 것이었을까요?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2010년대 초중반 햇수로 거의 7년여의 횡보장 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면서 상승이든 하락이든 방향성이 확실했으면 좋겠다며 자신을 스스로 괴롭혔습니다. 주가지수가 –10% 정도만 하락하여도 대폭락 장이라면서 투매하는 일도 자주 있었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2020년대 증시는 횡보장은 아니지만 2010년대에 비하면 추세는 강한 편이지요. 하지만 다시 추세가 확실한데도 투자자들은 힘들답니다. 하락추세여서 힘들고 시장에 노이즈가 많아서 힘들고 경제 지표가 불안해서 어렵고 남들보다 내 주식이 안 올라서 힘들고 등등

결국, 하락장이든 장기 횡보장이든 상승장이든 투자자들은 어렵고 힘들어했습니다.

작은 결과에도 만족하면 주식투자는 쉬워진다.

이제 2023년 증시로 돌아와서 올해 현재까지 증시를 곰곰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올해 증시를 시작하면서 필자가 비유드린 ‘난이도가 높은 시험’처럼 어렵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증시, 결과까지 본다면 과연 힘들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작년 10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27%나 하락하였지만, 올해는 +10% 상승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까지 코스닥 지수가 –35%나 하락하였지만, 올해는 +20% 상승을 하고 있지요.

종목 전체 분위기를 볼 수 있는 소형업종 지수를 보더라도
작년 10월까지 코스피 소형지수가 –22% 하락하였지만, 올해는 +8% 상승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까지 코스닥 Small 지수가 –30% 하락하였지만, 올해는 +8%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대다수 투자자분의 투자 상황을 보면, 작년보다는 투자 결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증시가 꼭 나빴다고 볼 수는 없지요. 여기에 배당수익이 들어온 것까지 합친다면 총투자 수익률은 약간이라도 더 높아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투자 심리입니다.
매일 주식시장을 자세히 살펴보고 노이즈를 하나하나 마주하고, 계좌 잔고를 시시각각 확인하고 있다면 요동치는 주식시장과 계좌 현황에 수익률을 만들고 있더라도 투자 심리는 무너지고 맙니다.

손실이 발생하신 분들은 손실이라는 그 자체 만으로, 수익인 분들이라도, ‘내 원금 최고점의 법칙’이 작용하여 지난 여름 수익 대비 평가 금액이 감소하였다고 괴로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살짝 마음을 내려놓으시고 투자 심리가 흔들리더라도 이를 떨쳐내고, 그저 자신만의 전략을 묵묵히 지켜가십시오. 25년의 세월 주식시장에서 마주한 투자자들을 떠올려 보면, 생존하고 수익을 만든 이들은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고 작은 성과에도 만족한 그러한 투자자들이었습니다.

2023년 10월 1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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