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
(2023년 8월 27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 트레이더들은 미 에너지정보국(EIA)에서 발표한 미국 원유 생산량의 급격한 증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 EIA의 수정된 보고 방식으로 인해 생산량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업계 기대와 달라졌다.
- 미국 원유 수출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및 러시아의 원유 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줄고 있다.
요즘 원유 트레이더들과 가장 격렬하게 논쟁할 수 있는 문제 한 가지는 바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많은 “유가 강세론자”들은 1년 넘게 거의 변동이 없던 원유 생산량이 일주일 만에 갑자기 하루 50만 배럴 급증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EIA 또는 DoE)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
EIA는 일관성 있고 시의적절한 에너지 보고서를 다수 발행하고 있고 원유에 대해서 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기관이다. EIA는 최근 ‘주간 석유 현황 보고서’에서 8월 18일 종료 주간의 미국 원유 생산량을 하루 1,280만 배럴로 추정했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1,310만 배럴 이후 가장 높은 추정치다.
그런데 1,280만 배럴이라는 수치는 새로운 보고 방식을 도입한 가운데 매주 10만 배럴씩 생산량이 높아지다가 3주째 정점을 찍은 것이다. 또한 미완결유정(DUC) 대비 활성 유정에서 더 높은 수치를 얻고 있다.
이는 올해 미국 원유 굴착 장비 수 자체가 15%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추 장비의 생산성이 과거 예상치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카고 소재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Price Futures Group)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필 플린(Phil Flynn)은 이번 주 일간 메모에서 “올해 초 EIA는 미국 상위 셰일 분지에 시추되었지만 완결되지 않은 유정(DUC) 수를 수정해 수년간의 미보고 DUC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EIA는 “2021년~2022년에 활성 시추 장비의 생산성이 이전 예상보다 약 10%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물론 필 플린을 비롯한 유가 강세론자들은 이에 불만족스러웠다. 다른 쪽의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 속에서 유가가 7주 랠리 및 9개월래 최고치 88달러 기록 이후 지난 2주간 하락했기 때문이다.
EIA의 주간 원유 생산량 추정치 수정은 경제위기에 직면한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구매 둔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생산 및 수출 감축 노력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 상황이 변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1년 넘게 생산 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원유를 생산한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에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한다고 발표했고, 이는 10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케이플러(Kpler)의 화물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가 원유 생산 감축을 추진함에 따라 이달 러시아 원유 수출량이 하루 100만 배럴까지 감소할 수 있다.
미국 원유 생산량에 대한 높은 추정치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러시아의 원유 공급에 대안이 거의 없다고 바라보는 시각과는 다르다. 따라서 많은 유가 강세론자들은 원유 생산량을 추정하는 EIA의 새로운 방식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휘발유 가격 급등과 국내 인플레이션을 막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에너지부(DoE)의 계략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DoE의 활동을 지켜본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음모론이 그저 헛소리라고 말한다.
뉴욕 소재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DoE는 에너지 부문과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들이며, 대통령이나 정당이 누구든 상관없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말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원유 수출은 계속 증가 중
흥미롭게도 EIA의 미국 원유 생산량뿐만 아니라 수출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8월 18일 종료 주간에 대한 EIA 보고서에 따르면, 총 원유 생산량 1,280만 배럴 중 원유 및 연료유가 하루 1,054만 배럴 수출되었다. 즉 하루 256만 배럴의 원유만 미국 국내 소비에 사용되었고 82%는 수출된 것이다.
시추 효율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더 많은 수출을 위해 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출 데이터를 주시해 온 애널리스트들은 표면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인해 공급이 부족할 수 있는 원유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말한다. 존 킬더프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년 전만 해도 하루 250~350만 배럴에 불과하던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원유 수출량은 이제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수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인한 원유 공급 공백을 표면적으로 메우기 위해서 정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상황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공급을 대체할 만한 대안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유가 강세론 내러티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수출량 수치는 세관 인증 데이터이므로 유가 강세론자들은 이에 대해 과도하게 언급하지는 않으려고 할 것이다.”
8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원유 수출이 급증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으며, 산유국들의 감산과 대러 원유 제재가 무역 흐름을 방해하는 사이 주요 원유 공급원이 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S&P Global Commodity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2022년 하루 평균 353만 배럴에서 2023년 현재 408만 배럴로 증가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사우디아라비아가 7월부터 주요 산유국들이 6월에 합의한 감산량보다 더 많은 감산을 단행한 이후 미국의 원유 수출이 공급 감소를 완화시키고 있다.”
“미국 원유 수출 확대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산 원유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 공급처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시장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미국산 원유의 역할이 더욱 공고해졌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생산량 증가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해 유가를 높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원유를 덜 생산할 수 있지만, 미국의 제재를 받는 또 다른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곧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할 수도 있다.
로이터에 다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 5명이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를 치를 경우 원유 부문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더 많은 기업과 국가에 원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란은 이번 주에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제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강력하게 시행하지 않는 가운데 9월 말까지 원유 생산량이 하루 34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미 올해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 케이플러 데이터 기준 5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154만 배럴로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리 소재 국제에너지지구(IEA)에 따르면 이란의 7월 생산량은 하루 300배럴로 증가해 2018년 고점에 다다랐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과 이란은 포로 교환 가능성과 한국에 묶인 60억 달러 수출대금 이전에 대해 타협했다고 알려졌지만,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 플린은 금요일 메모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단순히 국내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면서 화석연료를 억제하고 있는 반면, 이란과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기업들에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특혜를 주고 있다며 한탄했다. 또한 더 나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그 과정에서 미국의 적국을 감싸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선전할 것이다. 현실은 대부분 전문가들이 에너지 친화적인 다른 행정부 하에서는 미국 생산업체들이 지금보다 하루 200~400만 배럴 더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어쨌든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도움 없이도 높은 시추 효율성과 수출 시장에서의 조용한 경쟁 속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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