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시장은 마치 2차전지 관련 키워드만 반복되는 듯합니다. 이차전지, 에코프로, 밧데리 등등 그리고 주식시장은 다른 종목에 대해 분석을 할 것도 없이 관련 종목의 등락이 주가지수 향방을 좌우하고 있고, 이차전지 외의 거의 대다수 종목은 마치 김빠진 콜라처럼 외면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증시 상황은 과거 증시 역사에서 몇 년에 한 번씩 반복되었던 현상이지요. 그저 종목명이나 주도 테마의 이름만 바꾸면, 차별화 장세 속 현상들은 거의 똑같아 보일 정도이지요.
2010~2011년 차화정 랠리
차별화 장세는 몇 년에 한 번씩 발생하다 보니, 사례가 제법 많습니다. 그 많은 사례 중 인상적이었던 케이스를 떠올리다 보니, 10여 년 전 ‘차화정 랠리’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등장을 이어가던 주식시장은 2009년까지는 모든 종목이 상승하였다 보니 차별화 장세까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를 보내면서 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합니다. 이 세 섹터의 주요 앞 글자를 따서 ‘차화정 랠리’라 부른 것이지요.
당시 차화정 랠리를 주도했던 것은 B모 투자자문의 자문형 랩이었습니다. 해당 자문형 랩의 수익률이 어마어마했다 보니, 투자금이 몰렸고 심지어 증권사 직원이나 다른 펀드매니저들조차도 해당 자문형 랩 포트폴리오를 카피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급기야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이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에 차화정 랠리는 마지막 불꽃을 터트렸습니다. 당시 기아의 경우 2008년 말부터 2011년 봄까지 주가가 10배나 상승하였었습니다.
그 시기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차화정 종목 비중이 작거나 없던 경우는 투자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고 결국 운용사 내부적인 압박까지 이어져 뒤늦게 차화정 종목을 매수했었다는 후문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로, 차화정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 하는 매매 전략이 유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기는 2011년 8월 유럽/미국 위기가 터지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천천히 연착륙하듯 사라져 갔습니다.
2010년대 중후반 셀트리온 (KS:068270) 중심의 제약/헬스케어 강세
이후 막걸리 테마와 같은 자잘한 테마주들이 중구난방 발생하였다가 사그라들었었습니다.
그러다 2010년대 중후반 전 국민적인 테마주가 발생하는데 바로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한 제약 및 헬스케어 관련 종목들의 강세장이었습니다.
당시 셀트리온의 주가는 차화정 랠리 때, 높은 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차화정처럼 그렇게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잠시 피고 지는 테마처럼만 보였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랠리를 재개한 셀트리온의 주가는 2018년 연초까지 거의 10배나 상승합니다.
이 과정에서 강성 셀트리온 주주들의 운동은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그 당시 정도는 아닌 듯하더군요. 2018~2019년 주가가 심각하게 하락한 뒤,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잠시 신고점을 경신하였지만, 이후 또다시 주가가 하락하면서 2010년대 중후반과 같은 열광은 잊혀 갔습니다.
2003~2007년 조선, 철강, 해운 : 중국 관련주 랠리
시간을 20여 년 전으로 되돌려 2000년대 중반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000년 IT버블 붕괴와 2001년 911사태 그리고 2003년 2차 이라크전쟁을 거쳤던 주식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은 이후 2003년부터 상승장이 시작됩니다. 당시 주식시장은 중국 경제 부상 속에 국제 물류 증가와 수요 폭증에 따른 수혜 속에 조선주, 철강주, 해운주가 시장을 주도하였습니다. 그것도 햇수로 5년 동안 말이죠.
현대미포조선은 5년 동안 주가가 100배나 상승하였던 것을 보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시 조선, 철강, 해운주들의 강세는 엄청났습니다. 당시 이를 주도했던 수급 주체는 M 자산운용의 펀드들이었습니다.
2003년~2004년까지는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지만, 2005년~2007년 사이 발생한 전 국민적인 펀드 붐은 해당 종목들을 더 가열차게 폭등시켰습니다.
심지어, 2010년대 차화정 랠리 당시 사람들이 B 투자자문의 자문형 랩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 했던 것처럼, 당시 테마주들의 강세가 정점에 이르던 2007년에는 M 자산운용 펀드 포트폴리오 따라 하기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심지어, 실시간 증권사 창구에 M증권사가 1위로 올라오는 종목만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도 많았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2007년에는 조선, 철강, 해운 종목들만 오르고 여타 종목들은 움직이지 않는 재미없는 시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후 해당 종목군들은 2000년대 중반의 영광을 되살리지 못하고 오랜 기간 투자자들에게 잊혀 갔습니다.
다양한 차별화 장세 속 공통점 : 테마주에 대한 우상화를 경계해야.
특정 테마주나 종목들만 상승하는 차별화 장세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과하다 싶다가도 오버슈팅이 반복되기도 하지요. 1700년대 과학의 대가 아이작 뉴턴도 ‘사우스 시 컴퍼니’에 투자하여 큰 수익 내고 나왔지만, 이후 주가 추가 폭등하면서 결국 상투에서 뉴턴이 거액의 자금을 매수하였던 역사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차별화 장세 속 주가 강세가 나타나면 그 꼭짓점을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경계하고 조금 거리를 두어야 할 조짐은 몇 가지 있습니다. 간단히 3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해당 차별화 테마 종목에 대한 우상화 또는 신격화.
둘, 측정 불가 수준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 모멘텀만이 주가를 설명하는 상황
셋, 주가가 다단계 구조화되었을 때 : 새로운 바보가 들어와야만 상승하는 상황
위의 세 가지 조짐이 관찰된다면 적어도 미보유 투자자들은 경계하고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그 누구도 해당 테마주들의 주가는 어찌 흘러갈지 알 수 없습니다.
천재였던 아이작 뉴턴도 사우스 시 컴퍼니에서 크게 덴 후 이런 투자 명언을 남겼다 하지요.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
2023년 4월 1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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