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WTI(5월)는 지난 일요일 OPEC+의 깜짝 감산 보도로 현재 7% 가량 급등해 전자장에서 $80를 상회 중이다.
이번 JMMC 회의 직전 이례적으로 결정된 자발적 추가 감산 규모는 총 116만bpd다. 이중 사우디가 50만bpd, 이라크가 21.1만bpd, UAE가 14.4만bpd, 쿠웨이트가 12.8만bpd, 알제리가 4.8만bpd, 오만이 4만bpd 추가 감산을 약속했으며 비OPEC 국가 중에서는 카자흐스탄이 7.8만bpd 감산을 결정했다.
추가 감산 일정은 5월부터 12월 말까지다. 러시아는 이미 50만bpd 감산을 3월부터 6월까지 추가적으로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는데, 이를 12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로써 5월부터 OPEC+의 감산 규모는 작년 10월 말 결정했던 8월 생산 목표량 대비 200만bpd와 더불어, 이번 OPEC+의 추가 감산분과 러시아의 감산분을 더해 총 366만bpd이 될 전망이다.
4월 감산 규모는 러시아의 50만bpd 추가 감산분을 가정했을 때 250만bpd 수준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깜짝 추가 감산의 시사점은 다음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먼저, OPEC+의 정례회의가 6월로 예정이 되어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JMMC회의 전후에 깜짝 감산 합의가 이루어진 점은 OEPC+ 내부적으로도 일부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 수요 둔화로 인한 유가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례적으로 모든 국가가 생산량 대비 감산률을 적용하지 않았고 OPEC내에서도 주요국들을 중심으로만 감산 합의가 이루어진 점은 기타국들의 생산 여력이 부족해 만장일치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로 이번 추가 감산은 “자발적” 감산이라는 표현이 추가되었다.
마지막으로 사우디의 이번 주도적인 추가 감산 결정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확실하게 예전과는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중국과의 밀착 외교와 이란과의 극적 합의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가운데, 에너지 물가 잡기에 고심하고 있는 미국에게 사우디가 이에 반하는 행위를 몸소 보여준 셈이다.
이번 이벤트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이벤트로써 유가에 강한 지지력을 준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번 추가 감산이 자발적 감산으로 OPEC+내부적인 강제성이 높지 않은 만큼 향후 언제든 되돌릴 수 있으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시장 전반에 팽배해있는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이번 깜짝 이벤트로 인한 유가 급증세는 조만간 다시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수요 감소 우려로 인한 유가 하락기에서는 최소 400~500만bpd 가량의 공급 차질이 수주간 지속되었을 때 유의미한 반등세를 보이지만 이번 추가 감산 규모(116만bpd)는 향후 유가 하락 압력을 제한하는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