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정확히 만 3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2020년 3월 증시는 코로나 쇼크와 함께 대폭락장의 피크를 찍고 있었지요. 춘분즈음이었던 그 해 3월 19일 코스피 지수는 1439.43p를 찍었고 이후 주식시장은 V자 반등을 만들고 동학 개미 운동과 함께 유동성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일장춘몽처럼 끝난 상승장. 그리고 그 날 이후 3년이 된 즈음 분명 주식시장은 그 때보다 높은 곳에 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그보다도 낮은 곳에 있는 듯 합니다.
3년 전 3월 증시, 어어 하는 사이 폭락했던 그 당시 그리고 지금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봉쇄가 연이어지면서 국제 수출입마저도 중단되었던 그 때, 하루하루는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의료체계 붕괴와 충격적인 소식들이 연이어졌었습니다.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던 그 당시 주식시장은 1,2월까지는 잘 견뎌주었지만 3월 결국 초대형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대폭락 장이 순간적으로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량 매물을 던지며 도망가다보니 한국 증시는 급락하였고, 결국 급락한 주가로 인하여 신용융자 등의 빚투 자금들에 강제청산이 발생하면서 매일 급락이 연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그 절정은 2020년 3월 19일 이었지요. 장중 코스피지수는 –9.5%나 하락하였으니 거의 대부분의 종목들이 실질적인 하한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급기야, 지금 현 시점에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된 유동성 폭발을 결정하였었지요. 연준을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와 같은 금융정책과 함께 중앙정부들도 재정정책을 통해 국민들 호주머니에 돈을 찔러주며 소비를 진작시키려 하였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유동성은 매우 빠르게 2021년까지의 강세장을 만들었습니다만, 아쉽게도 2022년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지며 급격히 긴축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주식시장은 지난 20여개월 경험한 것처럼 제법 큰 하락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3년 전 3월 증시에 비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이유.
2020년 3월 코스피 지수의 최고점은 2089p 그리고 최저점은 1439p 였습니다.(소수점 절삭)
현재 코스피 지수 2386p는 3년 전 3월 고점 대비 14% 높은 수준이고, 저점 대비 해서는 65%나 높은 수준입니다.
주식시장은 당시에 비하여 분명 높은 곳에 있지만, 현재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분위기는 그 이하로 밀려내려간 듯 싶습니다. 그 몇가지 이유를 곰곰이 생각 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현재 개인투자자 중 대부분은 주가지수 2800p~3300p 시기 때 들어왔단 점입니다.
2022년 말 기준 주식투자 인구는 1440여만명에 이릅니다. 이 인구 중 1100만명 정도가 2020년과 2021년에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2021년에만 주식투자 인구는 765만명이나 증가하였습니다. 2022년 말 현재 주식투자 인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지요. 2021년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2800~3300p 영역에 있었습니다. 결국 그 당시 주식시장에 들어온 대다수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은 –30% 수준의 하락이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두 번째, 길어지는 기간 조정으로 지쳤다.
기간 조정이 시작된 것은 정확히 2021년 7월부터입니다. 작년 가을부터 하락이 멈추긴 하였습니다만, 상승 추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보니 기간 조정 관점에서는 21개월째 조정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투자심리는 가격조정보다도 기간조정이 늘어질 때 더 심하게 지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격 조정은 빠르게 주가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지만, 기간 조정이 늘어지게 되면 군대 이등병이 하루하루가 깜깜한 것처럼 투자심리는 더 힘들게 만듭니다.
결국 늘어지는 기간 조정으로 인하여 시장 참여자들은 실제 가격 조정보다 더 큰 하락이 발생했다고 체감하는 것이지요.
세 번째, 호재는 드물고 악재가 반복되는 시장 분위기
주식시장이 약세장 속에 있다보면 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좋은 소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오히려 나쁜 소식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최근 증시 주변 분위기를 보더라도 비관적인 전망을 다룬 뉴스나 SNS 및 유튜브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요.
즉, 기본적으로 약세장에서는 호재는 잘 안보이고 악재만 부각되어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최근 금융시장 대내외적으로 실제 악재가 연일 등장하고 있다보니, 투자자 관점에서는 기간조정만으로도 힘든데 옆에서 계속 투자자의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지요.
투자자들이 정말 두려워하는 폭락이 만약 온다면?
앞서 설명드린 상황들은 결국 투자자들 마음 속에 ‘대폭락장’이 찾아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게 합니다. 그 대폭락장이 실제 올 수도 있고 아니면 숨고르기 조정 후에 악재를 이겨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증시 흐름이 미래에 기다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정말 모두가 두려워하는 폭락장이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3년 전 3월을 떠올리신다면 작은 힌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로, 날카로운 폭락은 손쓸 틈 없는 사이에 끝납니다. 그야말로 ‘어? 어?’ 하는 사이에 이미 폭락장은 벌어져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여기저기에서 금융 시스템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급기야 전 세계적인 완화적 정책으로의 전환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오히려 후행지표화 되어 증시가 무너지고, 경제가 무너진 후에서야 뒤늦게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어 있겠지요.
세 번째로, 망하지 않을 회사라면 폭락장 이후 찾아온 증시에서 매우 빠른 회복이 나타날 것입니다. 고금리 상황에 노출된 재무 취약 기업들은 폭락장 발생 전후에 부도 및 상장폐지 리스크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오히려 망하지 않을 회사들은 오히려 쭉정이가 사라진 주식시장에서 군계일학처럼 도도한 걸음을 걸을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존한 투자자만이 이 이후에 찾아올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게 될 것입니다. 마치 3년 전 3월 증시를 사람들이 일생일대의 기회라면서 추억하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마치 15년 전 2008년 금융위기를 투자자들은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회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마치 23년 전 2000년 IT버블 붕괴 때로 돌아가면 재벌집 막내아들 진도준처럼 저점에서 매수하겠다고 상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그 과정은 거칠 수 있기에 그런 시장이 찾아오지 않아야 겠지요.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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