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한가지 금융시장 지표가 눈엣가시처럼 불편하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신용융자 통계입니다. 올해 증시가 반등이 일어나다 보니 신용융자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습니다만, 2월 중순 이후의 증가는 마음 급한 투자자에 의해 발생한 신용융자 증가분으로 추정되어 계속 마음이 쓰이고 있습니다.
1월 상승 시기에는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던 신용융자
1년 반이 넘는 기간 조정을 거치면서 신용융자 규모는 2021년 25조 원대에서 올해 연초 15조 원대 후반까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신용융자가 감소하는 구간에서도 잠시 시장이 반등하면 바로 신용융자가 증가하는데 지난 1월의 경우 중순까지 신용융자가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신용융자가 감소 추세이다 보니, 필자 또한 증시 토크에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민감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2월 들어 신용융자 증가세가 눈에 띄더니, 어느덧 작년 연말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17조 4,182억 원까지 증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신용융자 증가 과정을 보면, 2월 들어 급격히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이 횡보장을 거치면서 지지부진한 시기인 2월 중순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마음이 급한 투자자: 횡보장에서 급하게 단기 베팅하는 듯
횡보장이 지속되다 보면 수익률을 만들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루 단위의 수익률이 낮아지다 보니 매매 수익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신용융자 등의 빚투 자금을 끌어오고 싶은 본능이 작동하게 되지요. 결국 횡보장에서 간헐적으로 신용융자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먹을 것이 보이지 않는 횡보장에서 눈에 띄는 섹터가 있으면 해당 종목군에 승부수를 띄우려는 방법으로 신용융자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향성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투자자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중장기 투자자의 경우 횡보장을 그러려니 하고 넘기곤 하지만, 단기 투자 성향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횡보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 신용융자 증가는 마음이 급한 혹은 쫓기는 심리 속에 있는 투자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주식 관련 레버리지 자금 금리 9%가 넘어가 있는데
최근 우연히 모 증권사로부터 우편으로 온 신용융자 및 주식 관련 레버리지 금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9%가 훨씬 넘더군요.
단기간에 빨리 수익을 내야 하고, 여기에 레버리지 차입 금리 연 9% 이상의 수익률을 만들어야 한다면 시간에 쫓기고 수익률에 쫓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비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게 되지요. 상승장이 진행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하락장이 진행되면 비이성적인 공포 속에 투매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횡보장 너무 급하게 생각하진 마시라. 차분히 증시를 대하자.
횡보장이 진행되다 보면, 지루해지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급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쫓기는 처지로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면, 빚투는 되도록 자제하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현재 신용융자 수준이 심각한 레벨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한 달 뒤에는 제가 경고의 메시지를 낼 수도 있을 듯합니다.
2023년 2월 24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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