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자 대상에서 빚투에 따른 후유증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시장에서의 영끌 빚투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지요. 심지어 ‘영끌5적’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입니다. 증시 토크에서 최근 덜 다루다 보니 애독자님들에게도 주식투자 빚투가 조금은 잊혔겠습니다만,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신용융자 등의 빚투 수준은 저 lovefund이성수의 눈에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라도 인내심을 투자자에게 요구할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에서 진 씨 남매가 자신의 지분을 뺏긴 이유: 결국 빚투
지난달 11월 말 증시 토크 ‘주식시장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마치 재벌 집 막내아들처럼.’에서 언급해 드렸던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 인기가 대단합니다. 이제 독자분들께 그 드라마 속 에피소드를 사용하여도 어색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극 중에서 진씨 남매가 백화점 지분, 증권사 지분, 물산 지분 등을 주인공 송중기(진도준 역)에게 빼앗긴 상황들을 곰곰이 되돌아보면 결국 빚투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새로운 투자를 위해 송준기에게 자금을 빌렸고, 마진콜을 당하며 지분을 빼앗긴 것이지요.
만약 진 씨 남매 중 큰아들처럼 빚투를 절제하였다면 적어도 극 중 진도준의 둘째 삼촌인 진동기와 고모 진화영은 자신의 소중한 지분을 잃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대신, 드라마의 재미가 없어졌겠지요? ^^)
증시 토크를 통해 정기적으로 그리고 한 달에 몇 번씩은 강조해왔습니다만, 적어도 빚 없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투자자 본인의 마음은 쫓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빚투 자금 상환 압박, 마진콜 압박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없기에 적어도 비자발적인 손절이나 투매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빚투는 튼튼한 사다리가 아니다. 발판에 칼이 걸려있는 사다리 임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재작년 20년과 21년 개인투자자의 빚투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던 때, 신용융자 등의 빚투를 절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증시 토크를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썼었습니다. 그때마다 일부 독자님들의 답 글에 공통으로 달린 표현 중에는 “빚투는 부자가 되는 사다리”가 있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해야지만, 부자가 될 수 있기에 빚투는 사다리라는 논리였던 것이지요.
특히 2013년 이후 부동산 강세장이 2021년까지 지속되다 보니 빚투에 대한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주식시장으로 넘어왔습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은행 빚 1억 원이 무서워 집을 못 사던 지인들 혹은 사람들이 2020년에는 영끌이라는 표현과 함께 수억 원의 빚을 너무도 과감히 부동산 투자에 투입하였고 이런 분위기는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빚투로 인한 레버리지 투자는 호시절에는 쇠처럼 튼튼한 부의 사다리가 될 수 있지만 한편, 좋은 시절이 끝나고 나면 사다리는 그 정체를 드러내고 말지요. 그 쇠는 알고 보니 칼날입니다. 빚투를 쓰지 않거나, 최소로만 빚투를 쓴 투자자는 사다리의 칼날에 상처를 입지 않지만, 과도한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에게는 빚투는 부의 사다리를 타는 것이 아닌 작두를 타는 격이 되고 맙니다.
그나마 다행으로, 올해 들어 빚투 규모는 많이 줄기는 하였습니다.
올해 초 23~24조 원에 이르던 신용융자 규모는 현재 17조 원대로 연초 대비 거의 30% 가까이 감소하였습니다. 절대 금액으로는 부담이 줄어든 것이 맞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적인 금액보다 고객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 37~38%선: 삭풍에 고뿔 걸릴라
올해 신용융자가 크게 줄긴 하였습니다만, 고객 예탁금 감소 또한 만만치 않게 감소하였습니다.
지난 1월 75조 원을 넘기도 하였던 고객 예탁금은 최근 46조 원까지 거의 30조 원 감소하였습니다. 올해 예탁금 최고치 대비 거의 40% 가까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11월 이후 예탁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가 증가하면서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다시금 37~38% 선까지 높아졌습니다.
물론, 이 비율 자체가 바로 시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장 체력이 한쪽이 취약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지난 1월과 지난 6월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이 37% 부근에 이르고 난 후 증시 외풍이 불어오자마자 증시는 강한 변동성이 발생하였고 결국 신용융자 및 빚투 자금들의 강제청산이 연이어졌습니다.
어쩌면 현재 증시 상황은 고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의 고요함을 깨는 작은 외풍이 불어온다면 빚투 자금들에 다시 한번 큰 인내심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빚투가 없는 투자자나 적정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빚투를 사용하는 투자자의 경우는 풍파가 다시 한번 불더라도 이겨내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빚투 자금에 쫓기는 처지에서 투자하고 있으면 자칫 주식시장을 떠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후에 봄날이 찾아오더라도 말입니다.
물론 그 봄날을 맞이할 수 있는 투자자는 생존한 투자자이겠지요?
2022년 12월 2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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