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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금리의 역습: 다각도에서 발생하는 혼란 속 주식시장

입력: 2022- 10- 20- 오후 04:00

이젠 기준금리보다도 시장 금리가 금융시장에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는 4%를 넘어 4.1% 선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10년-3개월 장단기 금리차도 역전되었습니다. 한국 금융시장 대내적으로는 ABCP 발 회사채 시장 급랭 속에 회사채 금리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습니다.

다각도로 시장 금리의 역습이 진행되면서,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 10년 국채 4% 선을 넘었고, 10년-3개월 장단기 금리차도 역전

미국 10년 국채 금리 4% 선은 마치 마일스톤처럼 작용했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 10년 국채 금리 급등이 나타나면서 순식간에 2%, 3%를 넘더니, 지난주를 기점으로 4% 선까지 제법 깊숙이 올라왔습니다.

장기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성장주들에 대한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기에, 성장주들의 주가 반등을 제약하거나, 오히려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증시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단기금리인 3개월 미국 국채 금리도 급하게 올라오더니 결국 그제(10월 18일) 미국의 10년 국채와 3개월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지키던 마지노선이 무너졌던 것이지요.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장단기 금리차 추이. 자료 참조: FRED

이미 시한폭탄의 첫 번째 버튼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스프레드는 지난 4월에 역전된 상황에서 시한폭탄 두 번째 버튼인 10년-3개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은 10년 국채 시장 금리 급등과 함께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내 내부적으로는 고금리에 따른 약한 고리가 깨지기 시작: ABCP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사태라는 말을 10년 만에 또 접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자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회사채입니다. 호시절에는 고수익률을 만드는 투자 대상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면 부실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에 지뢰밭처럼 급부상하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레고랜드 PF를 기초자산으로 한 ABCP에 위기가 발생한 후 회사채 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지난여름 8월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채 3년 (AA- 등급)의 금리는 4%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5.6%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PF ABCP들의 경우는 9월까지만 하더라도 4%대 금리였지만 최근에는 8~10%까지 치솟았으니 현재 국내 회사채 시장의 자금 경색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졌고, 급기야 유명 모 대기업 건설사가 수조 원대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하는 등 기업들의 실질적인 자금 경색이 금융시장에 민감한 문제로 부상하였습니다.

시장 금리 급등과 파장: 주식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데

10여 년 전 PF, ABS, ABCP 등이 부실화 되어 큰 금융사고가 발생하던 때는 2008년 금융위기를 보내고 난 뒤에 찾아왔습니다만, 이번에는 큰 위기가 찾아오기 전부터 회사채 시장에 잡음이 나타나고 있다 보니 금융시장 참여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봄 미국의 10년-2년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이어, 이번 주에 10년-3개월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기정사실화와 함께 자칫 아마겟돈과 같은 대폭락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우려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다 보니 주식시장 또한 무겁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반등다운 반등하지도 못하고 반등하면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2,200p를 붕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10년 국채 추이. 자료 참조: 인베스팅닷컴

불안하시지요? 아마 조금 더 있으면 일본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YCC(Yield Curve Control, 일종의 시장 금리 통제 정책)을 포기하였다는 뉴스가 등장하면서, 불안감을 더 증폭시키고 있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YCC포기 후 급등하는 시장 금리로 인하여 일본 부도설이 나오겠지요.

미국에서도 고금리로 인한 후유증 그리고 미국 부도설, 한국에서도 가계 부실 심화에 따른 대한민국 제2의 IMF 설이 등장하여 주식 투자자들을 더 심각한 공포에 빠지게 할 것입니다.

한편, 주식시장은 먼저 과하게 반영되었는데

주식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대폭락 장일 것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2000년 IT버블 붕괴 때처럼 혹은 2020년 코로나 사태 때처럼 코스피 지수가 반토막 나는 대폭락 장이 오는 것은 아니냐는 공포 말이지요.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이미 코스피 종합지수는 작년 고점 대비 –33% 이상 하락한 상황입니다. 물론 대폭락 장까지 추가적인 하락 여지는 남아있긴 합니다

다만, 주식시장이 먼저 과하게 반영된 부분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회복되는 과정에서 경기 사이클은 매우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제로금리 후 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까지 거의 10여 년의 세월이 필요하였지만, 이번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사건 후에는 단 2년의 시간만 걸렸을 뿐입니다.

그만큼 사이클이 빠르다 보니, 주식시장에 이미 먼저 반영되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으로도 아래 두 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상장 기업들은 만만치 않게 어려운 주가 흐름을 그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재무 비율이 매우 취약한 고 부채비율 종목들입니다.

금융회사나 지주회사도 아닌데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 300% 이상 되는 상장사들은 어느 날 갑자기 부도가 난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금융시장 상황입니다. 재무 비율이 취약한 종목들은 지뢰밭처럼 언제든지 터질 수 있으니 무조건 멀리하십시오.

두 번째로 성장주들은 후유증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꿈만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기업들은 고금리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점점 현실적인 주가 수준으로 내려오고 있을 것입니다. 굳이 어떤 회사들이라 언급하지 않더라도, 여러분들이 보시더라도 성장성 기대는 있는데 가격 부담이 있다고 느껴지신다면 해당 종목은 피하시는 것이 마음 편하실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상 속에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 나타나는 현재 상황 불편하긴 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안전한 방법으로 주식투자 전략을 세운다면, 고비 속에서도 현명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겠습니다. 

재무 구조가 너무 위험하거나, 너무 비싼 종목만 피해도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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