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의 답답한 흐름이 지속되다 보니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듯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3월 이후의 2020년 장세가 트램펄린 효과와 함께 무조건 상승하는 초등학교 산수처럼 쉬웠다면, 올해 증시는 힌트도 없고 난제만 연이어지다 보니 대학교 공업 수학처럼 어려워졌습니다.
어려운 주식시장 하지만 우리의 본능을 거스르는 투자 방식을 사용하다 보면 의외로 해답지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상승률이 화려한 종목으로만 투자할 경우와 폭락한 못난 종목으로만 투자하였을 때 그 결과를 추적하여 보았습니다.
인간 투자자의 원죄적 본능 : 강한 상승이 이어졌던 종목에 눈이 간다.
우리 개인투자자는 본능적으로 화려한 상승이 지속된 종목에 눈이 가기 마련입니다.
“으아! 그때 샀어야 했는데 벌써 따블이네?”
이는 일반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과학의 대가 아이작 뉴턴도 마찬가지였지요. 뉴턴의 경우 300여 년 전 폭발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던 ‘사우스씨 컴퍼니 버블’에 투자하여 한번 수익 보고는 계속 주가가 상승하니 상투에 큰 재산을 베팅하셨다가 큰 낭패를 봤던 역사가 있습니다.
크게 상승한 종목은 경제 뉴스나 증권 관련 유튜브, 블로그, 칼럼 등에서 계속 다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터넷에서 접하게 되고 한 번 정도 주가 차트를 보게 되지요. 그리곤 입에서 저절로 “헉!” 소리를 내며 부러워합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이 어떤 종목으로 100% 두 배 벌었다는 말을 들으면 부럽기도 하니 저절로 그 종목 주가 차트를 보면서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고민합니다.
이는 인간의 본능이 ‘과거가 미래에도 반복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인류가 원시시대 때, 반복적으로 먹을 것이 많이 생기고 안전했던 경험이 반복되었던 곳을 반복적으로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본능을 가진 인류만이 생존하게 했지요.
이 본능이 주식투자에서도 저절로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이 종목이 1년 동안 이렇게 상승했으니 앞으로도 소박하게 절반 정도는 더 상승하겠지?”
이와는 반대로 위험을 보였던 종목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가집니다.
당장 눈앞에 반 토막 난 주식이 보인다고 가정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종목 차트를 보자마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바로 창을 닫고 관심도 안 줄 것입니다.
실험 : 지난 1년 따블이상 상승 종목 포트폴리오 vs 반 토막 이상 하락 포트폴리오
그래서 한번 실험해 보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100%, 갑절 이상 상승한 종목과 반 토막 이상, -50% 이상 하락한 포트폴리오를 각각 만들고 1년에 한 번씩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여 수익률을 추적하여 보았습니다.
기간은 2006년 말부터 2021년 말까지 15년간의 수익률을 누적하였고, 벤치마크로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와 함께 비교하였습니다.
(※ 이해의 편의와 읽는 재미를 위해 100% 이상 상승한 종목들의 포트폴리오를 따블 포트폴리오, -50% 이상 하락한 종목들의 포트폴리오를 반 토막 포트폴리오라 부르겠습니다.)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
그 결과는 위의 표로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반 토막 포트폴리오이고 어느 쪽이 따블 포트폴리오일까요? 아랫글을 보고 표를 보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현실에서 실제 주식 종목을 고를 때, 사람들의 본능은 화려하게 상승한 따블 포트폴리오에 속한 종목만을 볼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반 토막 포트폴리오에 속한 종목은 무시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전혀 의외였습니다.
못난이 종목으로 구성된 반 토막 포트폴리오는 2006년 말부터 2021년 연말까지 386%의 수익률을 만들면서 코스피 지수 107.6%, 코스닥지수 70.6% 상승보다도 더 높은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못난이들의 반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반하여 화려한 종목으로 구성된 따블 포트폴리오는 같은 기간 –25.4% 손실을 기록하였습니다.
못난이들의 대반전, 다만 몇 가지 유의사항도 있다.
위의 결과를 보시고 고무되시어 반 토막 이상 하락한 종목만 골라 투자하려 하실 수도 있어 노파심에 몇 가지 유의사항을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위의 결과에는 승자 편향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상장폐지와 같은 불미스러운 상황을 경험하지 않은 종목들로만 포트폴리오가 꾸려졌기에 반 토막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조금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 반 토막 난 종목은 상장폐지로 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두 번째로, 위의 결과는 다수의 포트폴리오 속에서 발현되는 대수의 법칙에 의한 결과입니다.
즉, 극소수의 몇몇 종목만 뽑아서 투자하면 결과는 그저 그 개별종목의 운명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 남들과 다른, 본능을 이길 마인드가 있으신가요?
하지만 위의 방식을 실제 현실에서 실천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실 속 투자자는 반 토막 이상 하락한 종목들을 보면 저절로 한숨이 푹푹 쉴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하실 밑에 지하 2층, 지하 3층이 있을지 어찌 알겠습니까? 오히려 화려한 종목에 눈이 가고 지금 현시점에 가장 뜨거운 종목에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그 본능을 이겨야만 남들과 다른 투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분들은 극소수일 것입니다.
남들이 안가는 뒷길에 꽃길이 있다는 투자 격언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만, 실제 남들이 안가는 뒷길엔 가로등도 희미하여 무섭기 그지없지요.
결국 개인투자자의 본능은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역사는 반복될 뿐입니다.
2022년 1월 14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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