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7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이 글은 Investing.com 단독 기고문입니다.
- 암호화폐는 상품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 규제당국이 답해야 하는 중요한 질문 한 가지
- 기존의 비즈니스 개념을 바꾸는 블록체인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리더십으로는 충분하지는 않을 것
- 지속되는 폭주 예상, 변동성을 잠재우는 열쇠는 정부 및 규제당국의 손에
1990년대 기술주들이 폭등했을 때, 당시 미 연준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의장은 그 현상을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몇 년간의 디지털 화폐 자산 클래스의 궤적을 표현하는 데는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표현조차 약하게 느껴진다.
2010년 비트코인가격은 5센트였다. 그리고 2021년 4월 14일 최고점에서는 무려 65,500달러로 올랐다. 2010년에 1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130만 달러 가치에 이르는 것이다.
또한 2015년 10월 이더리움 가격은 코인당 55센트였다. 따라서 당시 100달러를 투자했다면 2021년 5월 16일 최고치(3642.25달러) 기준으로 66만 달러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암호화폐 투자로 벌 수 있는 엄청난 이익은 단지 ‘거품이 끼였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가장 대표적인 상장 기업인 애플 (NASDAQ:AAPL)의 시가총액보다 약간 높은 2조 4천억 달러 수준이다. 지난주 말에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 850억 달러였다. 많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산 클래스 하나의 시가총액 2조 2,900억 달러인 경우 결코 거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디지털 화폐는 화폐 공급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향한 자유주의자적 반응이다. 암호화폐가 핀테크로의 이동을 반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가 테크놀로지 시대의 산물로 본다.
‘비이성적 과열’에 관련해서, 많은 투자자들이 토큰에 투자하고 비트코인처럼 높은 수익을 원하게 되면서 암호화폐의 부상으로 탐욕의 환경이 조성되었다. 가장 최근의 암호화폐 성공 스토리는 농담으로 시작된 도지코인이다.
도지코인은 2020년 말 1센트도 안 되는 가격으로 시작했지만 지난주 말에는 54센트 수준으로 올랐다.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암호화폐 중 4위에 올라섰다. 도지코인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암호화폐 자산 클래스는 기대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당국은 암호화폐가 상품인지 통화인지, 도대체 무엇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암호화폐의 가치 상승이 거품인지, 아니면 전 세계적으로 돈이 흘러가는 방식을 바꿔 놓을 새로운 개척지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는 상품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2017년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시카고 상업 거래소(Chicago Mercantile Exchange: CME) 및 기타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Bitcoin futures)을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암호화폐가 상품이라는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암호화폐는 상품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새롭게 부상하는 암호화폐 자산 클래스를 분류하기는 어렵다.
또한 암호화폐는 외환 도구와 많은 공통점을 가진 도구이기도 하다. 이렇게 암호화폐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시장 전통주의자들이 파악하기는 힘들다.
동시에,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블록체인 기술이 결제 및 기록 유지 방법을 혁신적으로 바꾼다는 점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동의가 존재한다. 핀테크를 탄생시킨 토큰이라는 관점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2017년 JP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의 CEO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비트코인과 디지털 화폐가 “사기(fraud)”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자사 직원이 비트코인 또는 다른 새로운 수단을 거래하다 적발되면 즉시 해고될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가치투자자이자 버크셔 해서웨이(NYSE:BRKb) CEO인 워렌 버핏은 비트코인을 ‘쥐약(rat poison squared)’이라고 칭했다.
4년 후, 제이미 다이먼은 JP모건체이스 (NYSE:JPM) 고액순자산보유자 고객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펀드를 공개하면서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워렌 버핏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에 버핏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는 “문명의 이익에 반하는 역겨운” 디지털 화폐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금 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 계약이 있다. 5월 3일 CME는 거래를 위한 전체 시장을 늘리기 위해 당초증거금율이 낮은 마이크로 비트코인 계약을 출시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NASDAQ:COIN)는 장외거래 디지털 화폐 트레이딩, 투자 및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지난주에는 주당 258.37달러로 480억 달러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한편, 전통적인 거래 플랫폼 두 곳인 CME 및 대륙간 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 ICE)의 시가총액은 각각779억 2천 달러, 639억 4천 달러이다. 이들은 현재 수준의 시가총액에 이르는 데 20년이 걸렸지만 코인베이스는 단 1개월이 걸렸을 뿐이다.
4월 14일 거래 첫날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규제당국이 답해야 하는 중요한 질문 한 가지
어느 누구도 암호화폐가 특수한 자산 클래스라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기타 9,820개의 코인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며 그 수요는 점차 커지고 있다. 총 시가총액은 지난주 2조 2,900억 달러에 이르렀고,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규제당국은 암호화폐 자산 클래스에 대한 정의를 내린 후에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암호화폐 기저에 깔려 있는 철학이 화폐 대한 정부 개입을 반대하는 자유주의적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뛰어넘기 힘든 장애물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장애물을 넘게 된다면 그 다음은 수탁(custody)과 보안 문제가 남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최근 미 동부 해안 지역의 휘발유 문제를 촉발시켰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이 암호화폐와 관련이 없어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안보에 핵심적인 에너지 공급을 방해할 수 있는 해커들의 능력은 분명 문제가 될 만하다.
엄청난 돈이 들어 있는 컴퓨터 지갑에 대한 수탁 및 보안 문제는 중요하고, 어떤 면에서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는 규제당국의 일과 맥락이 통한다. 또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암호화폐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통화 공급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은 정부로서도 최선의 선택이 아닐 것이다.
결국 정부로서는 단기 금리를 조정하고 수익률 곡선을 벗어난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 시스템 내의 통화량을 확대하거나 축소시키는 것이 중요한 통화 및 재정 정책 도구이다.
기존의 비즈니스 개념을 바꾸는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디지털 화폐 자산 클래스의 복합 핵심 요소이다. 또한 핀테크를 부상시키기도 했던 기본적이고 확실한 개념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확인하고 인증할 수 있는 거래 목록, 즉 거래에 대한 기록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는 당사자가 비트코인을 전송하거나 수신할 때마다 기록이 담겨진다. 거의 모든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보호되지만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는 다른 적용 방법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결제는 일반적인 직불카드, 신용카드 거래보다 더 안전하다. 게다가 거래의 정확성은 고강도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지속적으로 인증되며, 결제 시스템의 속도와 효율성도 높아진다.
또한 블록체인은 제3자 프로세서의 필요성을 없앴다. 민감한 정보는 생략되고 신원 보호를 제공한다. 오류가 없는 시스템이란 불가능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핀테크의 핵심 개념이며 기존의 비지니스 방식을 개선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리더십으로는 충분하지는 않을 것
바이든 행정부의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인 개리 갠슬러(Gary Gensler)는 핀테크 분야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를 이끌면서2017년 말에 CME에 등장했던 비트코인 선물에 대해 조사했다. 그 이후 겐슬러는 MIT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핀테크에 대해 강의했다.
겐슬러는 SEC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입장은 아니었다. 암호화폐 섹터에서의 이익이 커지면서 많은 회사들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허용했다. 코인베이스는 이제 상장된 회사이다.
SEC는 현재 암호화폐 ETF 및 ETN 상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만약 승인된다면 암호화폐 거래 및 투자가 가능한 전체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달러에 대한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의 대답은 아마도 겐슬러가 의장으로 있던 SEC의 접근법을 의미할 것이다. 4월 말에 파월은 서두르지 않고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TF, ETN에 대한 SEC 승인 과정은 아마 굉장히 느린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폐의 금융적 특성을 분명히 정의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상품 및 화폐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 SEC는 CFTC 및 SEC와는 별도의 독립적인 핀테크 규제 기관을 제안함으로써 부담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국경을 초월한다. 국가 간 협력과 조정 없이는 규제 노력이 완전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 일본이 디지털 화폐 규제에서 협력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러시아 및 기타 국가들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규제하려는 방법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정치 및 경제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이해 충돌로 인해 불가능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전 세계 화합 가능성은 망상에 가깝다.
지속되는 폭주 예상, 변동성을 잠재우는 열쇠는 정부 및 규제당국의 손에
찰리 멍거가 자신의 뜻대로 한다면 각 정부에서는 암호화폐 자산 클래스를 불법화할 것이다. 재닛 옐린(Janet Yellen) 미 재무장관과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 중앙은행 총재는 암호화폐의 비도덕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언급하는데, 이들의 진정한 동기는 통화 공급을 통해 힘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는 정책결정자들의 영향력을 넘어서고 힘을 빼앗는 새로운 통화 시장으로의 이행을 부인하면서 현상유지를 원한다. 그러나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도 느리지만 그 흐름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진정시킬 수 있는 열쇠는 정부와 규제당국에게 있다. 디지털 화폐의 시가총액이 커질수록 규제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몇 개월 또는 몇 달간 암호화폐 자산 클래스를 약화시키는 어떤 일이 발생한다면 규제당국이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을 것 같다. 2014년 마운트곡스(Mount Gox)에 대한 해킹으로 인해 몇 년 동안 비트코인의 성장세가 둔화된 적이 있었다. 지난주 미국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공격 역시 안전하지 않은 컴퓨터 지갑에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였다.
핀테크 혁명 및 암호화폐의 부상에서 중요한 3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블록체인은 금융 혁명이 아닌 금융 진화로서 이미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2. 토큰을 받는 기업과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암호화폐를 교환의 수단으로서 사용하는 데 힘을 얻는다.
3.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포물선 모양의 가격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투기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본성에 따라 우리는 엄청난 수익과 믿거나 말거나 ‘쉽게 버는 돈(easy money)’을 약속하는 시장으로 몰려든다. 지금까지 11년 만에 1달러에서 시작하여 1백만 달러가 되는 투자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과 9,800개 토큰이 존재하는 시장에 대한 광란의 투기는 암호화폐 자산 클래스가 정의되고, 규제되고, 통제되지 않는 한 결코 식지 않을 것이다. 암호화폐가 직면해야 할 이슈가 적지 않지만 정부의 통제를 거부하는 이데올로기와 철학은 너무 높아서 오르기에는 힘든 벽이다.
과연 암호화폐는 거품일까, 아니면 새로운 개척지일까? 정치 및 경제 전통에 의문을 제기하는 암호화폐는 자신의 수수께끼 속에 이 두 가지 모두를 품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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