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5일에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의 협상에 나서면서 이란의 원유 생산과 수출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트레이더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정말 이란에 대한 원유 제재를 해제할 경우 시장의 반응이 자신들의 예상과는 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장은 2018년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에서 이탈하고 이란산 원유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이미 그에 걸맞는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이미 소식이 가격에 반영된 상태였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지도 않았다. 이란의 산유량은 그 뒤 몇 개월에 걸쳐 감소했으며, 수출량 역시 감소했다. 제재 기간 중 이란산 원유 수출은 일일 100만 배럴 이하로 감소하는 일은 있어도 완전히 끊긴 적은 없다. 이란산 원유의 부재가 시장에 실제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2018년 7월과 8월, 9월에는 유가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가격 상승을 이유로 OPEC+에 감산을 완화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여름부터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공급했다.
시장이 지금 처한 상황은 당시와는 차이가 있으나 비교할 만한 부분은 충분하다. 현재 원유 수요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OPEC+는 이에 맞춰 과거에 비해 공급을 낮춘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와 이란 정부가 협상을 재개하면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원유 제재가 논의 주제로 오를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 제재가 언제, 어떻게 완화될지는 알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주제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보였으며, 이런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시장도 향후 전개를 예상하지 못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당시 JCPOA를 복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으나 당선 이후 이를 이행하려는 유별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직후, 제재 완화는 이란이 JCPOA에 복귀한 이후의 일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란은 복귀는 미국이 제재를 철회한 이후의 일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2021년 4월 초에 내놓은 성명문에서 원유 제재에 대한 입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시사했다:
“우리는 JCPOA와 일치하지 않는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포함해 JCPOA 복원에 필요한 절차들을 밟을 준비를 갖추었다.”
추가적인 세부 사항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JCPOA와 일치하지 않는" 것에 포함된다고 받아들이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유시장에 관심을 둔 트레이더들이라면 바이든 행정부가 협상을 위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혹은 전면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플랏츠에 의하면 이란의 산유량은 2021년에 들어 꾸준히 일일 200만 배럴 가량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탱커트래커즈닷컴(TankerTrackers.com)은 2020년 9월부터 12월 사이의 수출량이 일일 103만 배럴에서 115만 배럴 사이라는 데이터를 내놓았다. 비잔 잔가네 이란 에너지 장관은 산유량을 2배로 늘리고 수출량은 일일 230만 배럴까지 상향할 의도를 밝혔다. 산유량을 2배로 높이겠다 것은 다시 말해 일일 최대 400만 배럴을 생산하겠다는 의미다.
탱커트래커즈닷컴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란은 지금까지 산유량과 수출량 목표 달성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1월 수출량은 12월에 비해 일일 45만 배럴 높은 150만 배럴이다. 2월에는 일일 130만 배럴을, 3월에는 180만 배럴을 수출했다. 산유량 역시 12월부터 3월까지 일일 204만 배럴에서 230만 배럴로 상승했다.
이란이 암암리에 진행 중이던 원유 수출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미국의 허락을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는 다시 말해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이란이 공개적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고 해서 시장에 공급되는 원유가 갑작스럽게 대폭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며, 제재 완화 소식으로 유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트레이더들이 시장을 완전히 이해하는 대신 분위기에 휩쓸려 움직이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논리와는 일치하지 않지만 제재 완화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제재 완화는 지금까지 비밀리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던 국가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이란은 미국 정부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원유를 매우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제재가 완화되면 가격을 굳이 낮추어야 할 필요도 사라진다. 원유의 실물 가격이 하락하는 대신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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