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의 귀환
이탈리아 시장이 드디어 구세주를 찾은 모습이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차기 총리직을 수락하기로 하면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대 11bp 가까이 하락해 분트와의 스프레드를 2016년래 최소 수준으로 좁혔다. FTSE MIB 주가 지수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때 3% 넘게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드라기가 연정 붕괴로 어수선한 정국 불안을 타개하고 유럽연합(EU) 기금을 활용해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NatWest Markets의 Imogen Bachra는 드라기가 시장에 매우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그는 EU와 EU 회복기금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시장이 안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Danske Bankd의 Piet Christiansen은 드라기가 그동안 맡은 일을 잘 해냈다며, 이탈리아 총리로서도 가능성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Mizuho International은 이탈리아-분트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현재 103bp에서 올 하반기에 85bp까지 축소될 전망이라며, “드라기가 워낙 유명하고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신뢰를 안겨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로존 마이너스 물가 탈출
유로존 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CPI)이 전년비 0.9%로 예상치 0.6%를 상회했다.
6개월만에 처음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일시적 요인에 따른 현상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에게는 현 통화정책의 경로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5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은 경제 펀더멘털 개선 보다는 감세 혜택 종료와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크다.
지난해 팬데믹 위기 속에 전례없는 통화 부양책이 동원되었지만 유로존 경제 전망은 여전히 우울한 상태다.
ING의 선임 유로존 이코노미스트 Bert Colijn은 “현재 일시적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ECB가 경계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임금 증가세가 약해지고 올해 실업률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물가 목표 수준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은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올 초부터 엄격한 봉쇄조치로 경제활동이 심하게 위축되어 있어 더블딥 침체로 향하는 양상이다.
Isabel Schnabel ECB 집행이사는 단기적 물가 급등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오판해서는 안된다며 경고하고, 앞으로도 수개월 동안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중기적으로 2% 약간 아래로, 2023년이 되어도 평균 1.4%에 불과할 것으로 ECB는 내다봤다.
Standard Bank의 Steven Barrow는 CPI 데이터가 ECB 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 속에 유로에 별 도움이 안되었다며, 유로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의사항
kr.support@cjcmarke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