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재부와 금융위는 2021년 업무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내용 중에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유도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1~2% 수준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은 증시에 중장기적인 의미를 던져줍니다.
연기금 운용에 히스토리와 그 후 증시를 함께 보다 보면, 이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실감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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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2016년부터 패시브 전략 강화 : 스몰캡 ByeByeBye!
시간을 돌려 5년 전인 2016년 2월로 돌아가겠습니다. 당시 국민연금 CIO로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명되었습니다. 강면욱 CIO가 취임하던 전후 증권가에는 국민연금의 운용전략이 대대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패시브 전략 확대….
큰 자금을 운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운명(?)이 엇갈리는 전환점이 시작되었지요.
실제 2016년 3월 이후 코스피200을 중심으로 한 인덱스가 국민연금의 중요 지표로 사용되었고 그 이후 대형주의 차별화 장세 속에서 코스닥과 소형주의 상대적 부진 현상이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당시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에서 엇갈렸던 연기금의 매매 행보]
위의 자료는 2016년 연초부터 8월까지 유가증권시장(거래소) 와 코스닥 시장에서의 연기금의 누적 순 매매 추이입니다. 한눈에 보시더라도 코스닥 매도와 유가증권 매수가 확연히 엇갈렸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코스닥을 매수한다고 하더라도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보니 이후 수년간 이어진 지수 중심 대형주들의 차별화 장세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 1~2% : 현재 코스피 vs 코스닥 비중으로 늘어난다면?
뉴스 기사 등을 살펴보면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이 1~2%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비율이 국내 주식 보유분에서 1~2%인지 아니면 전체 운용 자산에서 1~2%인지 애매하긴 합니다만, 국내 주식 보유분에서 1~2%라면 정말 낮은 비율이고, 전체 운용 자산에서 1~2%라 하더라도 전체 주식시장에서 코스닥의 시가총액 비율과 괴리가 큽니다.
현재 전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코스닥 시장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5%에 이릅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이지요.
첫 번째 가정 만약 국내 보유 주식 중 코스닥 비중이 1%~2%라 한다면 연기금은 현재 보유 코스닥 보유 금액에 10배에 이르는 금액을 매수하거나 코스피 시장을 매도하여 비중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가정, 전체 운용 자산에서 1~2%라 한다면, 국민연금 기준으로 볼 때 대략 국내 주식 보유분 중 6~10%가 코스닥 시장입니다. 이 수치라 하더라도 현재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을 맞추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 코스닥 시가총액만큼 추가로 매수해야 얼추 비중이 맞추어질 것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공시자료 2020년 9월 기준 국내 주식 143조9천억 원을 토대로 증시 등락률과 작년 10월 이후 매도분을 생각하면 대략 170조~180조 원의 국내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략, 코스닥 주식이 15% 비중이 되기 위해서는 대략 25조 원~27조 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 번째 조건에서 가정한 국내주식보유 분 중 1~2%라면 20조 원 이상을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해야 하는 것이고
두 번째 조건에서 가정한 전체 운용 자산 중 1~2%가 코스닥 시장이라면 대략 10조 원 이상을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해야 얼추 전체 시장에서의 코스닥 시장 비율이 맞아떨어질 것입니다.
두 조건을 모두 가정하여보면 10~20조 원의 코스닥 시장에서의 순매수가 중장기적으로 연기금에서 발생할 명분이 생긴 것입니다.
▶ 단, 중장기적인 흐름의 변화 : 하지만 일방적인 차별화 장세는 안녕
2010년대 초중반 한국증시에서 소형주 랠리는 대단하였습니다. 2011년까지의 차화정 장세가 마무리된 이후 2016년 중반까지 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은 주가지수를 압도하는 강세 흐름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2016년 국민연금의 패시브 전략 강화 이후 시장 분위기는 바뀌었고 2017년에는 일방적인 차별화 장세를 경험하고 그 후 제법 긴 시간 증시에서 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은 크게 빛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작년 동학 개미 운동 속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코스닥과 스몰캡에도 광명이 들어오긴 하였지만, 그 이전 수년간 경험한 차별화에 비하면 한풀이가 되긴 부족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안처럼 연기금 내에 코스닥 시장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면 코스닥뿐만 아니라 소형주 전반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유입될 것입니다.
다만, 그 힘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 과거 2016년 국민연금의 패시브 전략 강화 이후 시장이 변해갔던 것처럼 시간이 흘러갈수록 눈에 띄는 변화가 나오고 있겠지요.
소걸음처럼 천천히 하지만 강력한 변화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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