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미국 대선과 시장에 대해 경고할 것이 있다.
지금 당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모르며, 실제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몇 주 이상이 걸릴지도 모른다. 바이든이 당선에 더 근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이 난 것은 아니며, 양측은 서로가 수작을 부렸다고 비방하고 있다. 적어도 하나 이상의 주에서 법정 공방이 일어날 것이다.
2000년 대선 당시에는 12월 중순까지도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번 대선도 비슷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꺼리며, 선거 논란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만큼 그 영향이 더 크다. 원활한 정권 교체를 자랑으로 삼는 미국에서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마찰이 며칠, 어쩌면 몇 주씩 이어진다면 상품시장까지 포함한 시장 전역의 앞일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 것읻.
지금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는 위험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어야 한다. 이를 감안하고 WTI 시장의 수급 이슈를 살펴보자:
공급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은 10월 30일로 끝난 주의 원유 재고가 80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0월 미국 원유 재고가 일일 140만 배럴 가량의 속도로 감소했다는 뜻이 된다.
주간 재고가 이만큼 큰 감소폭을 보인 것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허리케인철은 11월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현재는 허리케인 에타가 니카라과에 상륙한 상태다. 멕시코만의 원유시설에 영향을 줄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으나, 경로를 플로리다로 틀 가능성이 있어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멕시코만의 산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니 수요나 수출, 혹은 양쪽 모두가 4분기 안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재고 감소는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다.
휴전협정으로 내란이 종결된 리비아의 산유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다. 11월 3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산유량은 일일 85만 배럴에 달했으며, 리비아 국영석유사에 의하면 11월 안으로 일일 평균 1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OPEC이 11월 30일 회담 전 리비아에 원유 생산과 관련해 제대로 된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다. 리비아가 회의에서 감산 할당에 합의할 경우에도 실제로 반영되는 것은 일러도 1월 1일 이후의 일이 될 것이다.
OPEC과 OPEC+는 11월 30일과 12월 1일에 만나 2021년 생산 할당량을 논의할 예정으로, 1월 1일부터 개시할 예정이었던 일일 200만 배럴의 증산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의 원유업체들은 증산에 나서는 대신 현재 할당량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새로 도입된 세제에 따라 추가적인 세금을 내는 것을 피하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오래된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경우의 세금을 인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 내부에서 1월 1일 감산 합의를 받아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관련자들은 감산이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감산량이 리비아 원유 공급을 상쇄할 수 있을 수준일지는 미지수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어떤 협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4분기와 2021년 1분기의 원유 공급 상승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1월 1일에 새로운 협의안이 발효되고 3개월 혹은 그 이상 유지될 것은 거의 확실한 일이다. OPEC+의 결정은 일간 단위가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의 산유량을 측정한다. 이후에 그만큼 감산을 진행하기만 한다면 초기에 할당량을 넘어서면서도 감산안 자체는 이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요
수요 측면에서는 서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포함한 코로나19 봉쇄 재개를 고려해야 한다. 유럽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모두 새로운 봉쇄령을 도입했다. 영국의 봉쇄령은 출장을 제외한 모든 해외 여행을 금지하며, 비필수 업종과 종교시설 모두가 폐쇄된다. 종전의 봉쇄령과는 달리 학교는 운영될 예정이나 사업과 여행에 대한 엄격한 규제는 최소 1개월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이미 2차 봉쇄령을 시행했다. 자택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진술서를 작성해야 하며, 학교 수업은 진행되지만 여행과 집회를 제어하기 위한 통행금지령이 내려질 수 있다. 독일은 봄에 시행했던 것에 비해 완화된 봉쇄령을 시행 중이다.
프랑스의 봉쇄령 시행 첫날인 지난 금요일 이동성 데이터에 의하면 여행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고작 33% 감소했다고 한다. 첫 봉쇄령이 내려졌던 3월의 감소폭은 63%에 달한다. 유럽 전역의 이동성은 지난주 23.6% 감소했다. 감소폭 자체는 봄에 비해 낮을 수 있으나, 유럽의 원유 수요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신호다.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주지사들의 의견에 따라 추가적인 봉쇄령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봄에도 보았다시피 봉쇄는 공포를 부추기고 원유 수요에 악영향을 끼친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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