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코로나19로 시작해 무역전쟁으로 번진 미중 마찰의 첫 번째 라운드가 끝났다. 승리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시진핑 주석도 아닌 닥터 코퍼(Dr. Copper)인 듯하다.
경기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전기동은 백악관이 중국 정부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총공격을 퍼부은 날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이라며 그에 대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다.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나라다.
전기동은 올해 1월 무역협상 서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약 1년에 걸쳐 벌어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상품 중 하나다. 건설에서 통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용되는 전기동은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은 물론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지금은 당연히 그에 걸맞게 낮은 가격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으로, 2020년 들어 기록한 하락폭은 16%를 넘는다.
따라서 보이던 뉴욕 COMEX의 전기동 선물이 월요일 세션에서 3일간 이어진 하락세를 끊고 1% 상승한 파운드당 $2.32로 장을 마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문제로 중국 정부를 향한 변화구를 던진 직후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런던금속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 선물은 3일 만에 처음으로 0.4% 상승해 톤당 $5,130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으로 거래되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화요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COMEX 전기동 선물은 05:00 GMT 기준 0.3% 상승해 $2.33을 기록했으며, LME에서는 0.7% 상승해 약 $5,166에 거래되었다.
글로벌 경제의 움직임을 예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지금, COMEX와 LME의 전기동 선물이 3월 저점 $1.97과 $4,371로 바닥을 쳤다는 주장을 내세울 애널리스트는 없을 것이다.
중국에 걸린 전기동
하지만 중국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이들도 있다.
시카고 블루 라인 퓨처스(Blue Line Futures)의 선임 시장 전략가 필립 스트라이블(Phillip Streible)은 "중국은 이미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우리는 절반 지점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종결 이후 재건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보다 이쪽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스트라이블은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몇몇 국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고비를 넘겼을 수 있으며, 그만큼 빨리 수요가 회복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중국이며 전기동 역시 중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중 긴장이 고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낙관론은 전기동을 지금 가격대에 머무르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상승시킬 수도 있다. 물론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시장은 금년 하반기에 글로벌 경제가 심각하게 침체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실질GDP 성장은 2020년 첫 3개월 사이 4.8% 하락했으며, 2분기에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가 사실상 확실시된 상황이다. 그 시점이 되면 전세계의 관심이 미국을 향해 쏠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스트라이블은 그보다 이른 시기, 즉 5월 3주에는 COMEX 전기동이 $2.50 밑의 가격대에서 천정을 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전기동, $2.50 이하 가격대에서 "매수"
Investing.com의 일간 기술적 전망은 COMEX 전기동의 피보나치 저항선을 $2.35에 두고 "매수"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동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을 내놓기 전에 우선 2주 정도를 더 지켜보려고 한다,"는 것이 스트라이블의 입장이다. "5월 20일 즈음에는 미국 경제 재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건축을 포함한 각종 분야의 활동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S&P 500 지수는 여전히 금년 들어 10% 이상 하락한 상태이며, 미국 재무부는 시장에 최대한 자금을 풀고 있다. 시장이 이러한 부양책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다시 유기적인 경제 성장을 유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미 재무부는 월요일, 경제 부양을 위해 이번 분기 채무 시장에서 사상 최대 액수인 3조 달러를 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코로나19에 대한 대규모 대응에 나섰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는 일이다. 의회와 연준이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 내놓는 재정적 지원 규모는 그 5배에 달할 수도 있다.
시카고 RJO 퓨처스(RJO Futures)의 비철금속 전략가 엘리 테스파예(Eli Tesfaye)는 COMEX 전기동 선물이 $2.6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또한 스트라이블과 마찬가지로 일단 고점에 도달한 뒤에는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 가격대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2.50은 내 장기적 차트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지만, $2.60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당분간 하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지만 침체 우려로 어느 정도의 둔화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2까지 떨어지는 것보다 $2.50까지 상승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 예상도 역시 중국에 기반한 것이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중국 건축 시장
중국의 전기동 소비량은 전세계 소비량인 2,400만 톤의 반절 가량이다.
월스트리트 은행이자 브로커인 제프리스(Jefferies)는 코로나19 사태로 연간 전기동 생산량에서 240만 톤 가량이 일시적으로 생산 중단 상태에 돌입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전세계 채광량의 12%에 달하는 규모다.
제프리스는 코로나19로 중국의 전기동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추진 중이며 공장은 가동을 재개했다. 건축 활동도 늘어나고 있으며 교통 혼잡과 오염도 증가 추세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모두 지극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던 중국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며 초기 수요 쇼크가 "실질적인 공급 쇼크"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테스파예는 중국이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회복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국은 2008년의 붕괴 뒤 인프라 지출에 크게 치중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버려진 건물과 도시가 수없이 많다.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인프라 지출이 필요할 것이며, 전기동은 이 재건 과정에서 필수적인 금속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제 재개는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이다.
"약 2주 뒤, 시장의 관심이 어느 정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설 때가 되면 전기동이 방어적으로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테스파예의 주장이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미국 내 소비량이 급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 현장과 식료품점 근무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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