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수출 품목인 D램 반도체 수출 가격이 7년5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커짐에 따라 올해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9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D램 수출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34.16으로 한 달 전보다 14.9% 떨어졌다. 2011년 8월(-21.3%)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D램 수출 물가는 지난해 8월 이후 매달 하락하고 있다. 6개월 연속 하락은 2016년 2~8월(7개월) 이후 가장 길다. 또 다른 수출 주력 제품인 플래시메모리는 상황이 더 안 좋다. 2017년 11월부터 15개월째 수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한 데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의 반도체 주문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가격이 낮아지면 같은 물량을 팔아도 수익이 쪼그라든다. 반도체 수출금액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 감소율 23.3%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26.2%) 이후 가장 컸다. 수출 비중이 20%에 이르는 반도체가 부진한 탓에 전체 수출도 작년 12월, 올 1월 각각 1.2%, 5.8% 감소했다.
반도체 가격 내림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올 1분기 10% 이상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전체 수출물가지수는 82.95로 전월보다 1.0% 내렸다. 지난해 11월(-2.7%), 12월(-2.4%)에 이어 석 달 연속 내림세다. 농림수산품 물가와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각각 0.4%, 1.6% 올랐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및 전자기기 가격이 3.3% 내린 영향이 컸다.
최근 하락 흐름이던 수입물가는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4.98로 한 달 전보다 0.1% 올랐다. 국제 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두바이 유가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57.32달러에서 지난달 59.09달러로 3.1%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해 지난달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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