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투자가 다시 둔화돼 ‘더블딥(double dip)’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 2013년 1분기부터 2015년 2분기 사이에 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현상을 겪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경기 바닥론 속 더블딥 가능성 상존’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부터 경기 바닥론이 나왔지만 하방 위험이 부각될 경우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최근의 경기지표를 거론하며 반등 신호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 99.3에서 9월 99.5로 소폭 올랐지만 10월 99.4로 다시 하락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추정치(0.5~0.6%)를 밑도는 0.4%에 그치며 올해 연 2%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방향이 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 경기와 설비투자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중국 성장률은 6.0%를 밑돌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인도 성장률 역시 둔화되는 양상이다. 두 나라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한국의 수출 경기 회복 시점 역시 미뤄질 것이란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기업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내년 설비·건설 투자 역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정부가 내년 513조5000억원 규모의 확장적 예산을 편성했지만 복지 지출 비중이 높아 민간 경기의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인도 경제의 경착륙에 대비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수출 시장을 더 많이 개척해야 한다”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 기준금리도 큰 폭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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