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국채, 금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8일 108.9엔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 2일 엔화는 장중 104.7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 불과 한달 전 113엔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5% 이상 급락한 셈이다.(엔화 강세)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주말 사이에 나왔던 미국 경제지표 호조, 연준 의장 발언들로 인해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쏠렸던 부분이 풀리면서 달러/엔 환율이 반등하는 모습"이라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측면에서의 위험회피로 엔화 강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이 다시 111~112엔대로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엔화 강세를 예상하지 않는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10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일본중앙은행(BOJ)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엔화의 추세적인 강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
또한 상반기에는 정책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봤다.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추가적으로 악화되기 보다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정치 이슈도 오는 5월 예정된 유럽 의회선거로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같은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 정책 환경이 풀리면서 2분기 정도에는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장기금리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 대비 엔화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세적 강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플레이션 등 일본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했을 때, 엔화 가치가 더 오르면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보여 엔화 강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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