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과 KB손해보험이 ‘제5회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두 보험사는 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2021년 도입되는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험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안시형 숭실대 교수는 “지급여력 규제 강화, 환위험 확대 등 어려운 투자 환경에서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꾸준히 투자자산을 발굴해온 보험사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 투자 다변화 성과
생명보험 부문 대상을 받은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자산운용 수익률 3.16%, 3년간 평균 수익률 3.36%를 기록해 수익률 측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각 보험사가 장기 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신용시장 리스크 항목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 밖에도 듀레이션 갭, 위험자산 비중 등 정량평가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리스크 관리체계, 해외 및 대체투자 등 정성평가에서 다른 보험사를 압도했다. 김희석 자산총괄 부사장이 2014년 회사에 합류한 뒤 해외 대체투자 전담부서를 국내 보험사 최초로 신설하는 등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다. 김 부사장은 “매년 해외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위험 대비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은 간발의 차로 수상을 놓쳤다. 신용시장 리스크와 듀레이션 갭 관리에서 다른 보험사를 압도했지만 운용체계, 리스크 관리체계 등을 평가하는 정성평가에서 밀렸다. 자살보험금 이슈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빅3 보험사는 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해상 약진 두드러져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KB손해보험이 지난해 수상자인 메리츠화재, 그리고 올해 약진한 현대해상의 추격을 따돌리고 대상을 차지했다. KB손해보험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3.33%를 기록해 평균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신용시장 리스크(A), 듀레이션 갭(A), 부실자산 비중(A) 등 리스크 관리 항목에서 모두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정성평가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운용체계 모두 A등급을 받으며 다른 보험사와 점수차를 벌렸다. KB손해보험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여서 ‘금융상품 회계기준’인 IFRS9을 올해부터 적용받는다. 새로운 회계제도에 다른 보험사보다 선제적으로 대비해온 점도 가점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수익률 4.88%, 3년간 수익률 4.92%를 올리면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와 해외 투자 등 정성평가에서 KB손해보험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현대해상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현대해상은 운용체계(A), 해외 및 대체투자(A) 등 정성평가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으며 KB손해보험과 같은 최고점(48점)을 받았다. 하지만 신용시장 리스크(C), 듀레이션 갭(B) 등 정량평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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