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고성장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이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KS:207940) 직원이 동결건조된 바이오의약품이 담긴 유리병(Vial)을 들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라 올해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없었다. 글로벌 1위 생산 능력(CAPA, 캐파)를 보유하고 있어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초고성장 전망
22일 의약품시장조사기업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8.2%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는 연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3880억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매출 상위 100대 의약품 비중에서 바이오의약품은 2010년 34%를 차지했지만 2018년 53% 비중을 나타냈다. 2018년 기준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중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은 8개를 차지하는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단위 %). 출처=이밸류에이트파마
코로나19 팬데믹도 바이오의약품 시장 고성장에 영향을 줬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제약사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치료 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고연령층, 밀접 접촉자 등 고위험군에서 예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확장성이 높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은 코로나19 치료제의 막대한 개발 비용과 낮은 성공 가능성 위험 분산,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를 위해 CDMO를 활용하고 있다. KB증권 홍가혜 연구원은 “항체 의약품은 기존 생산 수요공급 불균형 양상과 더불어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한 항체 치료제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CDMO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도 공급 차질 없어…경쟁력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공급 차질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동안 어떤 공급 차질도 없었다”면서 “글로벌 300여 곳에 조달되는 원부자재의 원할한 공급을 위해 공급망(SCM, Supply Chain Management) War room, 비즈니스연속성경영시스템(BCMS)에 대한 국제 표준 ISO22301, 수출입안전 우수공인기업(AEO)을 체계적으로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War room을 통해서 공급망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비상체계로 볼 수 있다. BCMS는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사업 연속성을 위해 선제적으로 구축됐다.
AEO 인증은 각국의 세관 당국이 세계관세기구(WCO)의 수출입 공급망 안전관리 기준에 근거해 수출입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법규준수, 내부통제 등 4개 분야 기준을 충족한 우수기업에 부여하는 국제인증제도다.
AEO 인증을 획득하면 물품 검사 비율이 줄고 일부 서류 제출이 생략되는 등 신속한 통관이 가능해져 재고 유지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원부자재 대부분을 수입하고 최종 의약품을 전량 수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수출입 경쟁력을 개선했다.
62만리터 압도적 1위 생산능력ㆍ글로벌 CDO 사업 박차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CMO) 캐파 132만리터 중 36만4000리터로 28% 비중을 차지, 글로벌 1위 생산 역량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 증설을 통해 경쟁 기업과의 초격차를 심화할 방침이다. 계획에 따르면 4공장은 25만6000리터 규모로 단일 공장 기준 글로벌 최대 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4공장 가동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리터의 캐파를 보유하게 돼, 볼륨이 커진 글로벌 전체 CMO 캐파의 약 30%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생산 역량 전망. 출처=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위탁개발(CDO) 사업 및 위탁생산(CMO) 사업 개요.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의약품위탁개발(CDO) 사업도 본격 추진 중이다. CDO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세포주 개발, 공정 개발 및 1상 임상 물질 생산 등을 서비스하는 사업이다. 생산 시설이 없는 버츄얼 바이오테크 등은 대부분의 의약품 개발 과정을 CDO 기업에 의뢰한다. 생산 시설이 있는 글로벌 제약사도 특정 기술을 도입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일부 과정을 CDO 기업에 맡기기도 한다.
CDO 시장은 중소형 바이오테크와 바이오시밀러 개발 증가 등에 따라 신규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면서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 자체로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CMO 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주요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에 곧 CDO 연구개발(R&D) 센터도 열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CDO R&D 센터는 글로벌 첫 거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후 미국 보스턴, 유럽, 중국 등으로 해외 거점을 늘릴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MO에 이어 CDO, 임상시험위탁(CRO)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관련해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