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민수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80%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인 독일 함부르크 트리아논 빌딩 투자 펀드의 대주단과 대출 만기 직전에 현상 유지(스탠드스틸) 계약을 체결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트리아논 펀드)를 통해 트리아논 건물을 매입할 당시 자금을 빌렸던 대주단 8곳과 협상을 해 현상유지 계약을 맺기로 했다.
펀드의 대출 만기일은 지난달 30일이었는데 이번 계약으로 눈앞에 닥친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는 모면했다.
하지만 유예 기간은 3개월로 내년 2월까지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만일 계약 불발로 전날 EOD가 발생했다면 트리아논에 대한 처분 권한은 대주단으로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대주단은 건물 매각 시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대출금액 회수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었다.
이번 현상유지 계약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진행 상황과 계약 조건 등에 따라 중도에 조기 계약 해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트리아논 펀드는 지난 2018년 총 3700억원 규모로 설정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절반가량씩 나뉘어 자금이 모집됐다. 주로 사모펀드는 기관, 공모펀드는 개인 투자자 위주로 판매됐다.
이 펀드 관련 자산 임대료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주요 임차인 데카방크가 임대차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에 이상이 생겼다.
주요 임차인인 데카방크의 공백은 트리아논 빌딩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졌고 담보인정비율(LTV)은 상승했다.
지난해 말에는 EOD 사유에 해당하는 기준인 LTV 7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대주단 차환이 성사되지 않자 이지스운용은 지난 7월 펀드 매각을 결정했고 지난 10월에는 수익자총회를 통해 해당 펀드의 만기를 2년 연장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