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TSMC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000에 이어 애플 (NASDAQ:AAPL) 차기 아이폰에 들어가는 A16, 최근에는 엔비디아 (NASDAQ:NVDA) 물량 수주에 성공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전량과 자사의 엑시노스2200의 제작을 맡은 상태다.
여기서 삼성전자가 AMD의 크롬북용 중앙처리장치(CPU)를 4나노로 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JP모건은 AMD (NASDAQ:AMD)가 삼성전자에게 크롬북용 CPU를 4나노 제작으로 맡길 것으로 보이며 양산 시점은 내년 말이 될 것이라 말했다.
AMD는 크롬북용 CPU 제작에 있어 글로파운드리와 협력했으나, TSMC와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파운드리 기업들이 7나노 미하 공정을 포기하며 글로벌파운드리도 손을 떼자 TSMC의 손을 잡은 바 있다.
문제는 7나노에서 시작된 TSMC와의 협업 수준이 5나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랬으나, TSMC에 다른 곳의 물량이 과도하게 집중되며 AMD 로드맵에 차질이 벌어지며 시작됐다.
AMD가 TSMC와 멀어지고 자연스럽게 업계 2위 삼성전자의 손을 잡고 4나노 제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애플을 우선시하는 TSMC의 전략에 AMD가 결국 삼성전자의 손을 잡았다는 뜻이다.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AMD는 이미 전략적 협업을 공개적으로 선언했으며 차기 엑시노스2200에 AMD의 라데온 기반 GPU가 들어가는 등 서로의 간격이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KS:005930) 입장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와 함께 자사의 엑시노스2200에 이어 AMD의 물량까지 흡수할 경우 TSMC와의 격차 줄이기에 상당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출처=뉴시스
다만 AMD가 삼성전자의 손을 잡은 것은 TSMC와 AMD의 문제, 즉 애플 중심의 물량 소화에 '뿔'이 난 AMD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지 삼성전자의 실력이 재평가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TSMC에 물량이 과도하게 몰리며 삼성전자가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40 시리즈 생산을 TSMC에 맡겼다. 엔비디아가 2019년까지 TSMC에 맡겼으나 지난해 전격적으로 삼성전자의 손을 잡아 화제가 된 물량이다.
이 물량이 다시 TSMC로 넘어간 셈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측면의 수율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AMD 물량을 삼성전자가 소화하더라도 이는 넘치는 물량을 시장 1위, 2위가 각자 처리하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팹리스 입장에서 삼성전자가 TSMC의 유력한 대안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드라이브를 적극적으로 건다면 판을 흔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을 활용한 3나노 1세대 공정을 도입하고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2025년에는 GAA 기반의 2나노 공정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TSMC도 12월 대만 남부 팹18에서 3나노 시험생산에 돌입했으나 5나노에 비해서는 일정이 다소 늦었고 삼성이 채택한 GAA와 같은 고도화된 기술력 탑재에서도 미약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판단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조금씩 점유율을 높이면 TSMC와 충분히 대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테일러에 170억달러 투자를 결정하는 등 전략적 판단이 빨라지는 것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앞 날을 밝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톱10 기업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1.8% 늘어난 272억7,700만달러로 집계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TSMC가 148억8,400만달러를 기록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이 무려 11.9% 늘어났으며 시장 점유율은 53.1%를 기록해 2분기 대비 0.2%p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3분기 48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분기 대비 11.0%p 커졌지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17.3%에서 17.1%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