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이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간의 갈등은 글로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환율 등 외환부문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정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2020.04.09 lovus23@newspim.com |
한은의 이같이 입장을 표명한 이유는 최근들어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중 갈등은 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발표하고 나서면서 격화되는 형국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 국가보안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며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을 처벌하고 홍콩에 국가보안법 집행 기관 설립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중 경제 제재를 이번주 내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양국 갈등은 작년처럼 환율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위안화는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뚫린 상황에서 중국이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에 따른 경기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0.12% 오른 7.1293위안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전고점 수준을 테스트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위안화 역외 환율은 작년 9월3일 달러당 7.1959위안을 기록한 바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작년엔 무역 이슈로만 양국이 갈등을 겪었다면 이제는 코로나19 전염병과 홍콩 이슈까지 얽혀 정치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헤드라인에 따른 환율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환율과 동조화 경향이 큰 원화환율도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5.2원 오른 1239.60원으로 마감했다.
미중 갈등 경계감이 커질수록 이미 위축된 국내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달러화 수급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출 흑자가 개선되지 않고 연기금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계획되어 있어 달러 수요가 꾸준히 유발되고 환율 하락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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