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한국 화장품)의 흥행으로 중국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던 국내 마스크팩 업체들의 영업실적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대손상각비를 크게 늘리면서다. 하반기 증시 상장을 준비하던 업체들은 상장 계획을 잇달아 연기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당초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지만 일단 연기했다. 중국 시장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7년 813억원에서 지난해 434억원으로 379억원(46.6%) 감소했다. 눈에 띄는 건 대폭 늘어난 대손상각비다. 2017년 3억원이던 대손상각비가 지난해 17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손상각비란 회수가 불확실한 외상매출금이나 어음 등을 상각처리한 것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최소 2개월 연기했다. 연내 상장이 목표지만 이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던 지피클럽도 일정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어음과 채권 회수가 불확실해지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 다수가 지난해 대손상각비를 크게 올렸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준코스메틱과 리더스코스메틱도 지난해 대손상각비가 크게 증가했다. 제이준코스메틱은 2017년 4억원에서 지난해 64억원으로, 리더스코스메틱은 같은 기간 7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렸다.
올해도 실적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제이준코스메틱은 영업손실 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4일 제이준코스메틱은 주당 62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중 최고점인 2만2700원 대비 4분의 1토막 수준이다. 리더스코스메틱도 이날 연중 최저가인 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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