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해보험사 빅4가 자사 고객 패널을 모집할 때 남성 고객은 배제한 채 여성 고객으로만 고객 패널을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비판적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하는 고객 패널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국내 손보사 빅4는 올해 각 사의 고객 패널을 새롭게 모집했거나 모집 중이다.
삼성화재는 이달 제26기 고객패널을 모집하면서 모집대상을 삼성화재 장기보험 상품에 가입 중인 서울, 경기 및 수도권에 거주 중인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만 지원을 받았다.
삼성화재는 2005년 손해보험 업계에서 최초로 고객패널 제도를 발족, 현재까지 총 25개 기수를 운영해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험 소비자들이 대부분 여성이다보니 고객 패널도 주고객층을 위주로 뽑고 있다"며 "고객 패널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도 직장인보다는 시간이 여유로운 주부들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른 손보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DB손보는 올해 제17기 소비자평가단을 모집하면서 모집대상을 수도권 거주 20~40대 여성 주부 고객으로 한정해 최종 15명을 선발했다.
현재 제13기 고객마음 패널을 모집 중인 현대해상도 패널 자격 조건을 30~40대 여성으로 제한했다. 제13기 고객패널 모집 인터뷰를 진행 중인 KB손보는 자격 요건이 30~40대 전업주부다.
고객 패널 제도의 경우 주부의 참여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손보사 입장에서도 한정된 재원으로 고객 패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주 고객층인 주부들에게 집중해 그들로부터 상품이나 서비스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겠다는 복안이다.
KB손보 관계자는 "30~40대 전업주부를 타깃으로 고객 패널을 뽑고 있지만 전업주부라면 해당 연령 기준을 벗어나더라도 면접이나 지원서 확인을 통해 충분히 조건에 부합한다고 하면 고객 패널로 선정하기도 한다"며 "과거에 50대 주부가 고객 패널로 뽑힌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손보사의 해명과 달리 생명보험사 고객패널의 경우 자격요건이 조금 더 자유로웠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이 고객 패널 모집 과정 처음부터 특정 고객층만을 대상으로 해 역차별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고객패널을 모집한 교보생명은 자격요건에 성별이나 연령대를 명시하지 않았다. 올해 처음 고객 패널 모집에 나선 AIA생명은 모집 대상을 25~59세 남녀로 정해 손보사 대비 모집 폭이 넓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객을 대표해 균형 있는 시각으로 생명보험상품과 서비스 등에 대한 의견을 진솔하게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 패널을 모시기 위해 신청하는 분들의 제한을 특별히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자사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고객의 시각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회사 정책에 반영하고자 고객 패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패널로 선정되면 제시된 주제에 대한 체험, 인터뷰, 정보탐색, 모니터링 등의 과제를 수행하고 활동결과 레포트 제출, 간담회 참석,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및 미션수행 등을 진행한다. 보험사는 고객 패널들에게 최대 월 80만원 수준의 기본활동비 제공과 함께 활동 우수자를 별도 시상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고객 패널 제도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영업 환경 개선 및 잠재적 고객 유치까지 가능해 여러 보험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며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 본 여러 유용한 아이디어가 많이 발굴돼 실제 업무 전반에 적용되는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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