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펀드 등 지분증권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7386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6920억달러)보다 466억달러 늘어난 수치다.
한국 투자자들은 3분기 중 137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과 펀드를 사들였고, 비거래 요인으로만 330억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비거래 요인은 환율 변동분과 지분 가치 상승 등의 합계를 의미한다.
글로벌 주가 상승에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봤다. 올해 3분기 중 주요 증시는 상당수 상승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8.2% 올랐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나스닥은 2.6% 치솟았다.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18.6% 올랐다.
주식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 등 해외채권 잔액도 2583억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179억달러 늘었다. 126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고, 비거래요인으로 54억달러 이익을 거뒀다.
주식·펀드와 채권 투자시장 모두 이익을 거두면서 해외 증권투자는 646억달러 증가한 9969억달러로 집계되며 1조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총 263억달러를 사들였고, 환율 효과를 포함한 평가이익은 383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반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쓴맛을 봤다. 올해 3분기 말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투자 잔액은 9575억달러로 전분기보다 267억달러 감소했다. 52억달러를 사들였지만, 319억달러의 손실을 보면서다.
지분증권 잔액은 5545억달러로 전분기보다 533억달러 줄었다. 거래요인으로 50억달러가 감소했고, 비거래요인으로는 483억달러가 줄었다. 국내 증시 부진에 손실을 입으면서다. 6월말 2800 선에서 등락하던 코스피는 9월 말 2500 대로 무너졌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를 의미하는 부채성 증권 잔액은 4030억달러로 전분기(3765억달러)보다 266억 달러 늘었다. 거래요인과 비거래요인은 각각 102억달러와 163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9969억달러)은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잔액(9575억달러)을 웃돌았다. 서학개미가 사들인 해외 주식과 채권과 평가액이 외국인의 증시 거래액과 평가익 등 비거래요인을 처음으로 역전했다는 의미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시 투자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