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가 내년도 협회 직원의 임금을 2.6% 인상하기로 하면서 카드업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구조조정 우려 등으로 회원사인 카드사는 경영난에 직면한 와중에 협회가 ‘제이익 챙기기’에만 나섰다는 지적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내년도 협회 직원의 임금을 올해보다 2.6%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캐피털 업체 등을 회원사로 둔 조직으로, 각 회원사로부터 받은 회비(분담금)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여신금융협회 직원 임금을 포함한 예산안은 매년 회원사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통상 협회 직원 임금은 회원사 임금 평균 인상률을 고려해 결정되는 식이다.
이번 임금 인상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은 정작 주요 회원사인 카드사는 아직까지 임금단체협상이 본격 진행되지 않았는데 협회만 일찌감치 확정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회원사 입장을 대변해야 할 협회가 고통 분담은커녕 자신들의 임금 인상부터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임금동결을 했기 때문에 내년엔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협회 직원들은 카드사 대비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은데 2년 연속 동결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업계엔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이 추진될 때 협회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와중에 이해가 안 가는 협회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내년 임금 동결 또는 1% 안팎 수준의 임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시행되면 당장 수익성에 타격이 크다고 봐서다. 여신금융연구소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줄어드는 카드사 당기순이익 규모는 내년 7000억원, 2020년 5000억원, 2021년 3000억원으로 3년간 총 1조5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검토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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