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영풍 본사 영풍빌딩 전경. 사진=영풍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의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아연은 1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추진은 약탈적 M&A라고 판단된다며 공개매수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영풍이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오염 피해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구속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온갖 사건 사고, 인명피해, 환경오염 문제가 수년간 이어지면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영풍 석포제련소의 경영 정상화와 안전, 환경문제 해결 등의 책임을 지지 않고 약탈적 자본과 결탁해 당사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는 점은 크나큰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회사 측은 MBK파트너스가 약탈적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저해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피력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수차례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투자금을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며 “정치권과 국내 여론에 의해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으로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MBK파트너스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면 당사의 구성원·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높다”며 “공개 매수자들이 경영권을 확보하면 현재 진행 중인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 에너지 등 신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며 영풍의 경영진들이 이를 대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아연은 “사업 경쟁력과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했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현 경영진의 리더십 아래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앞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기간 동안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시키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그 특별관계자 및 공개매수사무취급자를 포함한다)는 공개매수 공고일부터 그 매수기간이 종료하는 날까지 그 주식 등을 공개매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매수 등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됐다.
이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기간 동안 기존 주가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수하면 오히려 고려아연 측에 손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은 다음 달 4일까지 금지된다.
한편, 고려아연은 추석 이후 영풍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영풍이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면서 지역주민 및 낙동강 수계에 피해를 입힌 것과 경영에 차질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장형진 고문 등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와의 통화에서 “영풍과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 등 관련 사항을 따져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