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한국거래소(KRX) 로비의 전광판.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함에 따른 영향으로, 변동성이 높은 테마주를 중심으로 빚투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높은 변동성에 따라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어 투자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KRX)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1조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6월 15일 기준 11조2419억원에 근접한 수치로 2년 만에 다시 한번 최대치에 가까워진 것이다.
코스닥은 9조1415억원으로, 전체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20조18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신용거래 융자 금액은 20조를 돌파하며 6거래일 연속 2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빚투는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 증가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테마의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 SK하이닉스 (KS:000660), 삼성전자 (KS:005930), 한미반도체 (KS:042700) 등의 기업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것인데 해당 기업들은 모두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들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지수는 2년 5개월만에 2800선을 돌파하는 등 엔비디아 (NASDAQ:NVDA) 효과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테마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동해안 유전 개발 이슈와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낸 점을 꼽을 수 있는데 한국가스공사의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서만 792억원 순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순증 규모인 1285억원과 비교했을 때 코스피 종목 중 바로 다음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증권가와 일부 전문가들은 테마주의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가파른 상승세만큼 하방압력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며 “변동성이 높아 하락폭이 크게 나타날 경우 반대매매가 이뤄져 빚을 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일간 반대매매 금액이 100억원을 넘긴 날은 3일과 18일로, 올해 5월까지 총 4번의 반대매매가 나왔던 것과 비교해 높은 빈도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