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차혜영 기자]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이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회장은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 중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말까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KS:003490)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관계당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수년이 걸릴 수도, 이르게 결정될 수도 있다"며 "10월까지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14개국 중 12개국 승인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14개국에 신고했으며, 올해 초 일본등 12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조건부 승인이 남았고, 미국은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심사 절차는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기가 넉 달 가량 지연됐다.
유럽연합은 여객부분과 화물사업부문에서 조건이 완료되는 이행여부를 보고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항공사들에게 독과점이 일어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할 것과 아시아나항공의 적절한 매각 절차가 조건의 내용이다.
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시아나 화물기 사업 매각 진행 상황과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심사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우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요구한 모든 것을 다 이행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항 외에는 더 이상의 양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회장은 다음 달에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 (NYSE:BA) 항공기 30대를 발주할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보잉 항공기의 잦은 사고 이후 대한항공이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면서 보잉과의 협력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대항항공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아시아나 합병 이후에 다양한 기단 다양화를 위한 일환으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 대한항공, 올해 3월 18조원 투자 A350 계열 기종 33대 구매
조 회장은 "현재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에어버스 A350을 놓고 고민하고 있으나 보잉 787을 주문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다음 달 말 열리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전성 문제를 의식한 듯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경영진은 이를 극복할 것이고, 그들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항공은 올해 3월에 137억6520만 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에어버스 최신 중대형 항공기 A350 계열 기종 33대를 구매한 바 있다.
대한항공 측은 보잉 항공기 구매에 대해 "당사의 중장기 기재 계획에 따라 내부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