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NASDAQ:NVDA)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1100달러선도 넘어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AI 수혜로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각) 종가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20% 넘게 올랐고 이달에만 37%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처음 1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거래일 만에 다시 1100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도 2조8018억달러로 불어나면서 3조달러에 한발짝 다가섰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처음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이후 10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시총 2조달러가 넘는 기업 가운데 최단기간이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는 엔비디아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10억9401만달러(1조4933억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지난달부터 두 달째 해외주식 순매수 50위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서학개미가 순매도로 돌아선 가운데서도 엔비디아의 주가는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이는 호실적 발표와 주식 분할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고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역시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또 엔비디아는 내달 10일부터 액면 주식 가격을 10분의 1로 분할한다. 2021년 7월 이후 3년 만인 이번 주식 분할은 가장 대폭적인 것이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 분석가 C.J. 뮤즈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200달러에서 1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기존 1100달러에서 1200달러로 높였다.
테슬라 (NASDAQ:TSLA)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인 xAI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했다는 소식도 엔비디아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다.
xAI는 지난 27일 60억달러(약 8조178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최근 '그록2' 훈련에 약 2만개의 엔비디아의 최신 칩 중 하나인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사업은 이익 성장을 견인할 것이고, 이를 감안한 상대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며 "장기 운용 관점으로 엔비디아의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고 조언했다.